21세기의 문턱을 넘어선 지금, 지난 20세기를 빛낸 명연주자들을 정리해보고 그들의 실제 연주를 감상하는 기회를 갖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독주 악기 중 가장 사랑받는 악기는 누가뭐라해도 violin을 먼저 꼽을 수밖에 없다.
violin은 그 음색이 가장 인간의 목소리를 닮았다고 하여 특히 사랑받는 악기이다.
그러면 앞으로 몇 회에 걸쳐 20세기 중에 활동한 명 violinist를 차례로 만나보기로 하자.
파블로 사라사테 (Pablo de Sarasate, 1844.3.10 - 1908.9.20)
지금 듣고 있는 곡은 장영주가 연주하는 너무나도 우리의 귀에 익숙한 Carmen 환상곡의 마지막 부분이다.
Zigeunerweisen 과 함께 거의 모든 violin 연주자들의 소품 집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어김없이 끼어 있는 감미로운 곡이다.
이곡의 작곡자가 바로 오늘 첫 번째 주인공인 Sarasate이다.
그는 19세기에 태어나서 20세기 까지 활동한 바이올린 연주자 중에 자신의 연주음반을 후세에 남기는 영광을 가진 몇 안 되는 연주자 중
하나이다.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는 1844년 에스파냐(현 스페인)에서 출생하였다.
8세 때부터 마드리드에서 음악공부를 시작하여 신동으로 불리다가 12세에 파리국립음악원에 입학하여
바이올린과를 수석으로 졸업하였다.
1861년 런던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유럽 각지와 남북아메리카에 걸친
연주 활동을 활발히 하였다.
그는 투명하고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색과 함께 화려한 기교를 구사하는 연주로 청중을
매료시킴으로서 파가니니(1782∼1840) 이래 바이올린의 거장 중 하나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사라사테는 파가니니의 곡은 별로 연주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파가니니를 별로 안 좋아 한 것도 있으나
Sarasate의 손이 작아서 파가니니의 유난히 긴 손가락에 걸맞게 작곡된 파가니니의 곡이 연주에 적합하지 않은 때문 이였다고도 한다.
그는 브루흐로부터는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과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그리고 랄로로 부터도 바이올린 협주곡과 스페인교향곡을
헌정 받을 정도로 인정을 받았는데 특히 그는 에스파냐풍의 연주에 뛰어났다.
그는 작곡에도 재능을 보여 Zigeunerweisen, Carmen 환상곡외에도 서주와 Talantella, 스페인무곡 등 바이올린 연주를 위한
기교적이며 화려한 효과를 가진 에스파냐풍의 관능적 선율의 작품을 작곡 하였다.
그럼 이제 그의 실제 연주를 들어보기로자.
아직 장영주의 연주가 끝나지 않았다면 "esc" 버튼을 눌러 음악을 끄고 아래 곡들을 "play" 시키면 됨.
아마도 현대적 음반만 듣다가 잡음이 심하고 음역이 좁은 열악한 재생 음에 여러분들의 귀중한 고막이 손상되지나 않을까
염려도 되지만, 100년의 시공을 뛰어 넘어 거장의 연주를 접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면 다행이라 생각한다.
Sarasate/Zigeunerweisen 1904년 녹음을 1930년빅터 레코드에서 재녹음 한 것이라 함.
3분50초 정도에서 음반을 뒤집는 간격이 있고 5분 50초 정도에서 곡이 끝나는데 현재 연주되는 곡 보다는 많이 생략되어있다.
그 뒤에 회전수 조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반부를 다시 한번 들려주고 있다.
Sarasate/zapateado(1904년 녹음) Zapateado란 '구두’라는 뜻의 zapat에서 나온 말로
스페인 지방의 민속무용에서 플라멩코에 구두 발끝과 발꿈치로 마룻바닥을 세게 또는 가볍게 차는 기교를 뜻하는데 이것이 그대로 무곡 이름이 되었다 함.
Sarasate/Talentella 자료 제공자는 녹음 년도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1900년대 초일 것으로 짐작됨.
이제 다시 Sarasate의 불후의 명작이라 할 Zigeunerweisen을 우리 장영주양의 연주로 보고 들으면서 먹먹해 진 귀를 맑게 청소하시기 바라며 그런 과정을 거쳐 오늘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해준 자료 제공자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Sarasate의 1904년 Zigeunerweisen 연주를 듣고 있자니
마치 한 여름 장마비 쏟아지는 어느 한가한 날 오후,
유성기 태엽을 감고 유성기판 먼지를 닦아 올려 놓은 후
유성기 바늘통에서 끝이 제일 뾰족한 놈을 골라 끼우고는
대청마루에 벌렁 누어서 듣던 바로 그 기분입니다.
음반의 잡음소리는 지루하게 내리는 빗소리 같고...
그 때가 아마 '국민핵교' 다니던 철모르고 마냥 행복했던 시절이었지요.
이렇게 세기의 바이올린 연주가를 시리즈로 연재하겠다니!
대단한 기획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김유중 동문에게 감사를!
유성기 쇠바늘도 귀해서 대나무로 만든 바늘을 깎아 끼우며 듣던 기억도 남니다.
지지직 거리는 바늘소리, 그래도 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에 무척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 였습니다.
아, 지난날의 추억이여!
격어 본 사람들만이 느끼는 희미한 옛 추억을 길이 간직하며 잠시 향수에 젖어 보렵니다.
감사합니다.
마치 한 여름 장마비 쏟아지는 어느 한가한 날 오후,
유성기 태엽을 감고 유성기판 먼지를 닦아 올려 놓은 후
유성기 바늘통에서 끝이 제일 뾰족한 놈을 골라 끼우고는
대청마루에 벌렁 누어서 듣던 바로 그 기분입니다.
음반의 잡음소리는 지루하게 내리는 빗소리 같고...
그 때가 아마 '국민핵교' 다니던 철모르고 마냥 행복했던 시절이었지요.
이렇게 세기의 바이올린 연주가를 시리즈로 연재하겠다니!
대단한 기획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김유중 동문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