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린 마젤이 평양 공연의 감동적인 순간들을 잊지 못한 듯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 (www.maestromaazel.
com)에 여행일기를 올렸다.그는 지난달 25일 평양 순안공항에 내렸을 당시에 대해 “공항은 잿빛 물방울에
젖어 음울해 보였다”고 적었다. 이어 105명의 단원과 200여명의 수행 기자, 후원자와 초청객들에게 북한은
‘미지의 영토’였다고 평양 도착 심경을 밝혔다.
환영나온 ‘위원회 사람들’, 쏟아지는 질문과 마이크, 카메라에 압도당한 그는 간신히 북한식 별장인 초대소
에서 15세 아들과 함께 짐을 풀었다. 낡은 흑백 TV에서 나오는 오래된 영화 ‘위대한 지도자’도 시청했다.
그는 영화에서 김일성 전 주석이 농민들의 추수를 돕고 ‘숭배자’들로부터 꽃을 받고 노동자들의 환호를
받는 장면을 봤다면서 첫날의 복잡했던 심경을 전했다.
드레스 리허설로 시작한 26일도 쉽지않은 하루였다. TV연출을 위한 기술적 문제도 까다로웠고, 언어장벽
도 만만찮았다. 본공연을 위해 연습한 한국말 억양과 모음이 어려웠고, 한글 문장을 한국계 단원들 앞에서
연습할 때 낄낄대는 소리도 나왔지만 결국 ‘합격’했다고 그는 뒷얘기를 전했다.
로린 마젤은 '파리의 미국인'을 연주하기에 앞서 마이크를 손에 잡고 간단히 곡목을 소개하면서 말했다.
"언젠가는 평양의 미국인이라는 곡도 나올지 모릅니다." 그리고 서툰 우리말의 인삿말로 이렇게 덧붙여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즐겁게~ 감상하세요~" (kukinews 기사 일부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