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샤를루아음악원을거쳐 벨기에 왕립음악원(Royal conser- vatories)에서 이자이의 제자인 뒤부아(Alfred Dubois)로 부터 지도를 받은 후
다시 파리음악원으로 가서 에네스코(Georges Enesco)에게 사사한 비외탕-이자이-에네스코로 이어지는 정통 프랑코-벨기에 악파를 계승한 바이올리니스트이다.
1939년에는 비외탕상(Vieuxtemps Prize)을 수상하였고 1년 뒤에는 벨기에 정부에서 수여하는 프리 드 비르튀오지테(Prix de Virtuosite:훌륭한 연주상의 뜻)의
초대 수상자가 되기도 하였다.
1940년 브뤼셀에서 데뷔한 직후 독일이 벨기에를 점령함에 따라 한동안 활동을 하지 않다가,
1945년 활동을 재개하여 그해에 런던에 데뷔하였고 곧 유럽과 미국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1949년에는 스승이었던 알프레드 뒤부아(Alfred Dubois)가 세상을 뜨자 뒤를 이어
브뤼셀음악원(Brussels Conservatory)의 교수가 되어 세상을 뜰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그뤼미오의 연주는 하이페츠와 같이 단정한 느낌을 주지만 하이페츠가 날카롭고 남성적인 것에 반해 그뤼미오는 부드럽고 여성적인 유려함과 우아함을 나타낸다.
50년대 들어 클라라 하스킬(Clara Haskil)과 짝을 지어 듀오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하스킬은 처음 빈에서 성악을 공부하였으나 뒤에 파리음악원에서 코르토와 포레에게 피아노를 사사한 후 유럽 각지에서
독주자로 활약하는 한편 바이올린의 에네스코, 첼로의 카살스와 함께 협연도 하였는데 만년에 그뤼미오와 짝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래서 마치 어머니와 아들사이와 같은 듀오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서 하스킬에 대해 잠깐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하스킬은 1895년 루마니아 태생으로 피아노의 성녀라고 불리는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이다.
하지만 아름답던 그녀는 10대 후반에 세포경화증으로 척추가 굽어지는 불치의 병을 얻게되어 5년간이나 몸에 깁스를 한채로 병마와 싸우다가 어렵게 재기
하여 피아노 연주활동을 계속한 불운의 피아니스트이다.
그뿐만 아니라 1960년 12월 7일 그뤼미오와 협연을 위해 기차로 벨기에의 브뤼셀 역에 도착하여 계단을 내려가다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다음날 생을 마감하는 비운을 겪는다.
하스킬, 그녀는 진정 일생을 너무나도 어렵게 살다간 비운의 화신이라 아니할 수 없다.
발병 이전과 발병 후 등이 굽고 초췌해진 모습의 하스킬
비록 등이 굽이지고 머리는 헝크러져 산발을 한 볼품없는 모습을 하고도 단정하면서도 섬세한 뉘앙스가 넘치는 그녀의 연주는
그뤼미오의 연주 특성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는데 특히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의 연주(필립스)는 최고의 명연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연주를 접할때마다 그녀의 불운했던 생애와 처지가 떠올라 비감하고 울적한 마음으로 음악을 듣게 된다.
그것은 뒤프레의 연주를 들을 때에도 마찬가지이지만 …….
방향이 빗나간것 같다.
이제 그들 듀오가 빚어내는 음악을 감상해보자.
이 음반은 1958년 녹음된 모차르트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네곡을 담고있는 음반이다.
보통 B장조 Kv 378을 즐겨듣는데 연주 시간이 짧은 두 악장으로 구성된 G장조 Kv 301을 올려보았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모나지 않고 서로 감싸안듯이 어울리어 빚어내는 음이 지극히 포근하고 아름답다.
Mozart Sonata for piano and Violin G-major Kv 301. 1악장. Allegro con spirito
violin: Arthur Grumiaux
piano : Clara Haskil
Mozart Sonata for piano and Violin G-major Kv 301.
2악장. Alleg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