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 합창 환상곡 (Choral Fantasy)
 프랑스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Helene Grimaud·34)
‘여자 글렌 굴드’라는 별명답게 연주도 생명력 넘친다. 개성적이며 자유분방한 끼, 감흥이 넘쳐난다. 소리가 어떻게 색이 되고, 색은 또 어떻게 소리가 될까.
“11살 때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연습하면서 소리의 색깔, 형체를 느꼈어요. 매우 밝은, 빨강과 주황의 중간색, 따뜻하고 선명한 느낌…. 이후 특별한 음악은 언제나 특별한 색으로 다가왔죠.”
DG CD 해설지에서 그리모는 “음악을 다른 차원의 무언가로 환기시키는 음색시각은 색깔 이상의 어떤 영감”이라고 말했다. 이 매혹적 피아니스트는 음반 수록곡도 색깔로 설명한다.
“‘합창 환상곡’은 검정·초록·빨강·노랑이 나선형으로 엮였어요. ‘템페스트’ 소나타는 검정과 파랑, 코릴리아노의 ‘환상곡’은 대체로 붉은색, 크레도’는 검정과 녹색이 교차하죠.” [그리모는 이런 색감을 능란한 붓질의 화가처럼 피아노로 풀어낸다. 그의 연주는 ‘불과 얼음, 열정과 이성을 아우르고 있다’] (르몽드 라 뮈지크)는 평가.
그리모는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태어났다. 13살 때 파리음악원에 입학, 자크 뤼비에에게 배웠다. 87년 바렌보임 초청으로 파리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정명훈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유수 무대를 누비고 있다.
“음악의 매력은 같은 곡이라도 연주할 때마다 늘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라는 그리모의 매력은 늑대처럼 싱싱한 야생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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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바렌보임이 베르린 필을 지휘하면서 피아노를 쳤는데 합창이 딸린 피아노협주곡이라는 특이한 형식이 신기했고,
이 곡이 나중에 9번 합창교항곡의 모태가 되었다고 하여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의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라는 생소한 이름도 지난 4월 모임 때 처음 알았습니다.
에스토니아 태생(1935~)으로 7살에 음악을 시작하여 14~5세에 곡을 썼다는 천재라고 하더군요.
서방에는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종소리 기법으로 유명한 아주 독특한 색깔의 음악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합니다.
우연히 위 두 곡 모두 팔당에서 처음 들었던 작품이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몇 자 적어봅니다.
반가운 음악 다시 들려 준 허영옥 씨,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