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정지용
영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게를 돋다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섭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응 검은 귀밀거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니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영월
영월
제천
제천
수안보
안면도
향 수 - 이동원 과 박인수
< Photos : J 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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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7 01:01
넓은 벌 동쪽 끝으로.....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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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겠읍니다.허락해 주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