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천 / 천상병 시, 장사익 곡-노래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오롯한 개성의 소리꾼 장사익의 6집 앨범 '꽃구경' 발매에 맞춰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대도시 투어가 한창 진행중이다. 11월 8일~10일 서울공연의 마지막 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찾은 나는, 3층까지 꽉 채운 관객에 놀랐고 더욱 원숙하고 깊어진 그의 소리와 변함없이 소탈한 모습에 안심했다. 구수하고 질박하면서도 처절한 혼의 울림에 넘치는 장사익은 역시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우리의 소리다.
이 날 공연은 죽음과 삶을 주제로 엮은 앨범 수록곡 9곡 외에 앵콜곡을 포함, 모두 18곡을 들려주었다. 이 중에 장사익이 손수 곡을 붙인 신곡이 4곡이 있는데 우선 천상병 시인의 유명한 詩 '귀천'을 여기 소개한다. 가난과 신산 속에서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을 잃지 않았던 천상병(1930~1998). 그의 대표작 '귀천'은 최근의 조사에서 애송시 5위 안에 들만큼 사랑받는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귀천 길'에 오른 친구를 떠올리며 이 노래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