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 소프라노 신영옥

by 김정섭 posted Feb 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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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 (寒溪嶺)


작곡 : 하덕규

노래 : 소프라노 申英玉


[製 作 : 文 溪 居 士]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양희은이 불러 유명한 곡 '한계령'은 작곡자 하덕규가 고뇌가 극에 달해 자살의 유혹을 느낀 상황에서 설악산 한계령에 올라 만들어낸 곡으로 알려 져 있습니다. 밑에 이 곡의 원작이 되는 정덕수 시인의 연작시 '한계령에서' 제1편 만 올렸습니다. 한계령에서 1 詩 : 정덕수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육천오백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 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구름인 양 떠도는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홀로 늙으시는 아버지 지친 한숨 빗물 되어 빈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온종일 헤메던 중에 가시덤불에 찢겼나 보다. 팔목과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빗물 젖은 옷자락에 피나무 잎새 번진 불길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증(愛憎)의 꽃으로 핀다. 찬 빗속 꽁초처럼 비틀어진 풀포기 사이 하얀 구절초 열 한 살 작은 아이가 무서움에 도망치듯 총총이 걸어가던 굽이 많은 길 아스라한 추억 부수며 관광버스가 지나친다. 저 산은 젖은 담배 태우는 내게 내려가라 이제는 내려가라 하고 서북주릉 휘몰아온 바람 함성 되어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 1981년 10월 3일 한계령에서 고향 오색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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