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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사이클〈8〉





피아노 소나타 8번 C 단조 Opus 13 - 비창 (Pathétique)


베토벤 작품 13번의 '비창' 소나타는 "월광"소나타와 함께 가장 잘 알려진 소나타이며 많은 사랑을 받는 소나타이다. 1799년에 발표되었고 베토벤을 오랫동안 후원해주고 그를 비엔나의 귀족사회에 소개해준 칼 리크노브스키 공작에게 헌정되었다. "Grand Sonata Pathétique"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을 때 베토벤이 항의하지 않았음으로 이 타이틀이 베토벤 자신이 지은것이라고 전해지기도 했다.

이 소나타는 제목이 말해 주듯이 장엄하고 비애와 비극으로 가득찬 곡으로 그리스 비극을 생각하게 한다. 첫 악장은 grave로 시작하는데 이보다 더 장엄한 시작은 없다고 본다. 처음 선보이는 테마는 서곡의 주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 악장 전체안에서 계속해서 반복되지만 특히 이 첫악장에서는 계속 다른 키로 변형되면서 반복된다. 그라베 (grave)가 알레그로로 연결된면서 바하의 파티타를 연상시킨다. 관현악처럼 피아노 플레이가 계속하면서 음악은 마치도 호소하듯이, 그것을 거절하듯이, 또는 강한 폭풍우가 불어오다 잔잔해지듯이 전개되다가 휴지
(silence)가 두번 멋있게 사용되는 짧은 코다로 끝을 맺는다.

제2와 3 악장은 거대한 첫 악장에 비해 가볍다. 아마 제2악장은 피아노 곡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악장일것이다. 아다지오 칸타빌레의 아름다운 제2악장은 마치도 멋있는 가사가 없는 노래 같기도 하다. 하지만 가벼운 악장이라고 감상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관현악처럼 전개되는 이 악장은 두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론도테마로 이어지고 마치도 "안녕"이라고 말하는듯한
짧은 코다로 끝난다. 제3악장은 멋있는 론도이다. 가볍지만 너무 경쾌하게 플레이 하지 않고 감미로움 속에 들어있는 씁쓸함을 전달해 주어야하는 악장이다. 비창이라는 타이틀을 정당화 시키려는듯이 마지막 부분에서 웅장함으로 돌아가 두개의 질문을 던져주고 "NO"라는 대답으로 끝을 맺는다.



Piano Sonata #8 in C Minor I: Grave -- Allegro molto e con brio Opus 13
- Daniel Barenboim (Berlin, 2005) -



Piano Sonata #8 in C Minor II: Adagio cantabile Opus 13
- Daniel Barenboim (Berlin, 2005) -



Piano Sonata #8 in C Minor III: Rondo: Allegro Opus 13
- Daniel Barenboim (Berlin, 2005) -



이 소나타는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것일까?
언젠가 부터 나는 이 소나타를 들으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생각했다.
사랑과 열정에 빠져있을 때에도 기쁨 보다는 슬픔, 연민, 잃음으로 괴로운 안나...
여러가지 사슬에 묶인 절망적인 삶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안나...



~ 霧 城 ~


  • ?
    이태식 2009.04.24 19:22
    연재 중인 베토벤 소나타 서클을 여는 즐거움의 하나는 맨 아래 무성이 쓴 단상(短想)을 읽는 것입니다.
    어느 설명보다도 곡의 느낌과 정취를 간명하지만 절묘하게 전해주기 때문이지요.

    '비창'이라면 차이코프스키의 6번 교향곡을 떠올리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교향곡 '비창'을 더 많이 들었고,
    '비창적'인 공감이 조금 더 진하게 다가오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보다 격정적 감상적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인터넷에 어느 분이 두 곡의 차이를 나름대로 적어놓은게 있어서 참고삼아 아래에 소개해 봅니다.


    1. 두 곡 모두 'Pathetique(비창)'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그 과정이 다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은 곡을 초연한 후 제6교향곡만으로 부르기에는 아쉬움을 느낀 작곡가 자신이
    동생인 모데스트와 함께 제목을 고심하던 끝에 정한 것으로, 동생은 처음에 '비극적(Tragic)'을 권했을 때는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지만 '비창적(Pathetique)'이라는 제목을 제안하자 차이코프스키가 매우 흡족해하며
    'Symphonie Pathetique'라고 제목을 써서 출판사에 보냈다고 합니다. 'Pathetique'란 일반적으로 '슬픈, 가엾은,
    불쌍한, 딱한, 감상적인'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말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에는 이 모든 의미가 그대로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은 작곡가 자신이 '비창적 대소나타(Grande Sonate Pathetique)'라고 직접
    제목을 붙였습니다. 베토벤이 자신의 피아노 소나타에 제목을 붙인 것은 이 '비창'이 처음으로 그 뒤에도 26번
    '고별'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비창'은 차이코프스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의미인데...
    두 작곡가가 비창적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자신에게 주어진 절망과 슬픔을 순순히 받아들임으로써 억눌린 내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베토벤은 그것을 거칠게 부정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비창'이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비탄과 번민은 1악장 서주에서 잠시 나타날 뿐이죠. 이것은 아마도 차이코프스키의 소극적인 성격과
    베토벤의 투쟁적인 성격 차이, 최후의 작품을 쓴 53세의 작곡가와 이제 서서히 성숙해져가는 아직 젊은 작곡가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2. 둘다 인기있는 작품이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비창' 교향곡에 대해 '자신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라며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초연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며칠 후 그가 죽은 뒤에야 사람들은 객석에서 눈물을
    훔치며 이 곡에 담겨져 있는 한없는 비애와 번민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베토벤의 '비창'은 지금도 그렇지만 그의 생전에도 가장 인기있었던 작품 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3. 두 작품 모두에게 파격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비창'은 2악장은 느리게, 마지막 4악장은 빠르게 배치하던 일반적인 교향곡과는 달리
    2악장이 빠르고(Allegro con grazia), 4악장이 느리게(Adagio lamentoso) 배치되어 있습니다. 탄식과도 같이
    무한한 적막 속으로 사라지는 4악장은 '비창'의 마지막으로 더없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연주회 때
    이 부분의 여운을 채 느끼기도 전에 불쑥 박수를 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답니다.

    베토벤의 '비창'이 파격적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아니 몰랐는데...
    역시 1악장 앞의 긴 서주가 파격적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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