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친 구 여 - 최 돈 선
이제야 잠든 풀잎으로 그리워 한다
친구여
모래 속에 묻어 둔 잊혀진 이름들은
젖은 밤 강바람에 불려 반딧불 반딧불로 떠오르나니
사금파리 박힌 하늘의 숨은 별이 되나니
친구여
어디메 들메꽃으로 자욱히 피어나 빛나는 건지
마음 속 뻐꾹이 울음 하나 놓아 두고 가리라
가리라 친구여
바람 한 갈피에 감추운 노래는 버리고
인생은 마침내 독한 풀잎에 돋는 한 방울 이슬인 것을
그리운 날 비가 오고
어깨가 쓸쓸한 사람끼리 눈 맞춰
한 줌 메아리로 부서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