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작품 27번의 두번째 곡인 소나타 14번은 그의 작곡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다. 한편으로는 아마 가장 잘못 (?) 알려진 곡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선 이 곡은 베토벤 자신은 소나타 13번과 함께 판타지풍의 소나타로 명명했을 뿐이다. 월광이라는 제목은 그 당시의 시인이며 평론가였던 루드빅 렐스타브가 이 곡을 처음 듣고 마치도 달빛에 젖어 있는 스위스의 루쎄르느호수의 물결같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이 계속 쓰여진 것이다. 실상 월광이라는 명칭은 베토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 곡은 1801년에 소나타 13번과 함께 작곡된 것으로 그 유명한 베토벤의 사랑이였다고 전해오는 쥬리에타 귀치아르디 백작부인에게 헌정 되었다.
제1악장은 Adagio sostenuto로 소나타형에서 벗어난 늦은 템포의 악장이다. 왼손의 베이스와 함께 세개의 음으로 시작해서 전개되는 이 곡은 악장 전체를 통해서 주어진 멜로디와 피아니씨모로 섬세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마치도 전원이 눈앞을 지나가듯이 들려준다. 두번째 테마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죠바니"에서 돈 죠바니가 사령관을 살해하는 장면에 나오는 멜로디를 변화시킨 것으로 장송곡의 무드를 갖고 있다.
제2악장은 Allegretto로 맑으면서도 어두운 밤의 서정을 들려준다. 리스트는 이 악장을 두 깊은 구렁 사이에 피어난 꽃같다고 말했다.
제3악장은 Presto agitato-Adagio-Presto agitato로 소나타형을 갖고있다. 베토벤의 모든 작곡이 그렇듯이 이 소나타도 마지막 악장이 가장 위대하다. 빠른 악장으로 첫 두악장과 평행을 맞추어 주는 환상적인 피날레이다. 비탄의 멜로디, 격한 테마, 그리고 교향악적인 전개로 마음을 사로 잡고 거대한 피아노 협주곡형의 코다로 끝낸다.
(안드레아스 쉬프의 해설에서)
Piano Sonata #14 in C sharp Minor I: Adagio sostenuto Opus 27 No. 2 - Daniel Barenboim (London, 2005) -
Piano Sonata #14 in C sharp Minor II: Allegretto Opus 27 No. 2 - Daniel Barenboim (London, 2005) -
Piano Sonata #14 in C sharp Minor III: Presto agitato --Adagio --Presto agitato Opus 27 No. 2 - Daniel Barenboim (London, 2005) -
이 소나타는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것일까? 쉬프가 달빛에 젖은 호수는 아니라고 해도, 나에게는 이 소나타는 달빛에 젖어있는 임멘제 (Immensee)이다. 고교시절 독일어 시간에 읽었던 스톰작의 임멘제는 나를 많이 울렸다. 달빛에 흠뻑 젖어있는 임멘제 가운데 홀로 핀 하얀 연꽃을 향해 헤엄쳐 가도 가도 점점 멀어져간 그꽃은 이미 잃어버린 그의 엘리자베트였다. 임멘제에서 알아버리고 만 슬픔과 절망때문에 그호수를 등진 라인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