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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_ 빗방울 전주곡

F. Chopin _ 24 Preludes Op.28, No.15
24개의 전주곡 Op.28 중 15번 (1839년)





왼손의 반주가 빗방울을 연상시키는 '빗방울 전주곡'

1836년 12월의 어느 날 26세의 쇼팽은 리스트와 함께 방문한 아구 백작 집에서 한여인을 만났다. 당시 유명한 여류 소설가였던 조르쥬 상드라는 미모의 여자였다. 둘 사이는 갑자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무렵 쇼팽이 앓고 있던 폐병이 차츰 악화되어, 의사로부터 파리를 떠나 조용한 시골의 맑은 공기 속에서 정양을 하라는 권고를 받는다. 마침 상드의 아들 모리스도 급성 류마티스로 고통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추운 한 겨울 동안 따듯한 지중해의 마죠르카 섬으로 옮겨 가 살자고 합의한다. 쇼팽은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출판사에 작품 28의 전주곡을 작곡해 주기로 약속하고 2,000프랑을 미리 받고 또 은행에서도 더 돈을 빌려서 상드와 함께 마죠르카 섬의 팔마에 도착했다.

               

프레데릭 쇼팽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

쇼팽과 조르주 상드

그곳은 마죠르카 섬에서도 가장 큰 거리였지만 호텔이 하나도 없어 간신히 얻어낸 거처가 고메츠라는 사람의 자그만 농가였다. 변두리의 골짜기에 있는 이 집 창문으로 팔마 거리의 즐비한 지붕과 옛 사원의 탑이 내다보였다. 그러나 ‘바람의 집’이라고 별명을 붙일 정도로 이 집은 바람맞이가 거세어서 쇼팽의 몸에는 좋지 않았다. 피아노도 없고 도시와의 우편 사정도 좋지 않은데다 가구까지 형편없어서 도시 생활에만 익숙했던 이들에게는 여간 고생이 되지 않았다.

남국의 밝은 태양과 맑은 공기를 기대하고 왔지만 모든 것이 생각과 달랐다. 더구나 이들이 온지 불과 2, 3주 지나서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매일 거센 빗발이 창문을 두들겼다. 드디어 쇼팽은 감기에 걸리고 악성 기관지염이 생긴데다 각혈까지 하게 되었다. 상드는 의사를 불러다 치료를 하며 잠도 설칠 정도로 극진히 간호했다. 그러나 섬사람들은 쇼팽이 각혈했다는 소문을 듣고는 폐병이 두려워 당장 이곳을 떠나라는 항의를 퍼붓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날 아침, 농가를 쫓겨난 이들은 여러 집을 방황한 끝에 간신히 발데모사 수도원의 조그만 방 하나를 얻었다. 얼마 뒤 파리에서 그의 피아노가 도착하여 아픈 몸을 순간이나마 잊을 수 있는 생활을 시작했다.



쇼팽이 상드와 머물며 빗방울 전주곡을 작곡한 빌데모사 수녀원


전주곡 제15번. 감상적이며 아름다운 멜로디에 곁들여 왼손의 반주가 되풀이해서 두들기는 ‘A플랫’ 음의 우울한 리듬은 누가 들어도 빗방울을 연상하며 꿈을 꾸듯 고요하게 펼쳐지는 가락이다. 마침 수도원의 방에서 상드와 아들이 거리에 쇼핑을 나가고 없었다. 혼자 의자에 기대 앉은 채 창가에 떨어지는 규칙적인 빗소리를 듣고 있다가 저절로 흥이 솟아 즉흥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문득 외출한 상드 모자의 모습이 떠오르자 줄기차게 쏟아지는 빗속에 그들이 고생하고 있는 환상에 사로잡혀 음악은 갑자기 무겁고 격렬한 가락으로 바뀌었다. C샤프의 중간부이다. 그러나 몽상에서 깨어난 쇼팽의 귀에는 다시 창가를 두들기는 조용한 빗방울 소리만 들려 왔다. 이 곡은 너무 아름답고 유명하여 첼로나 바이올린같은 다른 악기로도 곧잘 연주된다.
(작품해설 : 안동림 / 청주대 영문학과 명예교수, 음악평론가 / 현암사 간 [이 한장의 명반-클래식]에서)



Vladimir Horowitz , piano



Vladimir Ashkenazy, piano



Marisa Robles, harp




《e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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