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음악살롱 > 음악살롱
 
2009.11.09 00:17

Farewell !!! Al Martino

조회 수 709 추천 수 1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Farewell !!! Al Martino





가수 알 마티노가 사망했다는 뉴스가 눈에 띤다. 10월 13일 고향 필라델피아 교외의 어릴 때 자란 스프링필드에서 사망. 향년 82세.
나는 이 부음을 보면서 ‘또 한 사람 갔구나’ 하는 섭섭함과 함께 그의 히트곡 ‘스패니시 아이즈’와 ‘아이 러브 유 비커즈’의 멜로디가 뇌리에 떠올랐다.

나는 지금 마티노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서울에서의 학창시절 다방과 음악감상실에서 그의 노래를 들으며 감상적인 기분에 빠지던 생각이 나 콧등이 시큰해진다. 마티노처럼 감상적으로 부드럽게 노래하는 가수를 크루너라고 부른다. 연애 할 때 들으면 사랑이 곱으로 뜨거워지고말 음성이자 창법이다.
마티노의 음성은 감미롭고 어루 만져주듯 육감적인데 사랑과 동경과 상심의 로맨티시즘으로 가득해 듣고 있으면 마치 오래 된 레드 와인을 마시는 듯 취기에 빠져들게 된다.

나는 마티노의 공연을 지난 1996년 8월과 2000년 3월 두 차례 모두 칼스테이트 노스리지의 공연센터서 관람했었다. 학창시절 LP로만 듣던 그의 노래를 직접 듣는다는 기대에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무대에 나온 마티노는 작은 체구였다. 1996년 그는 68세였는데 ‘스패니시 아이즈’와 ‘아이 러브 유 비커즈’ 외에도 자신의 히트곡들인 ‘히어 인 마이 하트’와 ‘메리 인 더 모닝’ 등을 줄줄이 열창했다. 로맨틱한 음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그로부터 4년 뒤 마티노는 ‘유 돈 노 미’로 유명한 제리 베일과 무대를 나눠 가며 노래 했는데 72세인데도 황금의 음성은 여전했다.

마티노의 노래를 모르는 사람들일지라도 영화 ‘대부’에서 말론 브랜도의 대자 자니 폰테인으로 나온 마티노가 브랜도에게 자기를 할리웃의 영화배우로 만들어 달라고 조르던 장면은 기억 할 것이다. 마티노는 이 영화의 사랑의 주제가 ‘스피크 소프틀리 러브’를 불렀는데 그는 ‘대부’ 제3편에도 나왔다.
그런데 이런 내용은 마피아와 줄이 닿았던 프랭크 시내트라가 마피아의 압력으로 ‘지상에서 영원으로’에 나올 수 있었다는 풍문에 바탕을 둔 것이다. 어쨋던 시내트라는 이 역으로 오스카 조연상을 타고 배우로서의 생애가 재기 됐다.

이탈리안계인 마티노(본명 알프레도 시니)는 필라델피아에서 출생했는데 동향 선배로 유명한 테너인 마리오 란자 덕분에 대뜸 유명해졌다. 란자는 1952년 캐피톨 스튜디오에서 ‘히어 인 마이 하트’를 취입할 예정이었으나 공연과 영화 출연으로 너무 바빠 평소 자기가 가수가 되라고 격려해온 마티노에게 곡을 맡겼다. 이 싱글이 넘버원 히트곡이 되면서 마티노의 출세길이 열렸다.

마티노의 최고 히트곡은 ‘스패니시 아이즈’다. 파도가 몰려 오는듯한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이어 ‘블루 스패니시 아이즈, 티어 드랍스 아 폴링 프롬 유어 스패니시 아이즈, 플리즈, 플리즈 돈 크라이, 디스 이즈 저스트 아디오스 앤 낫 굿바이’로 시작되는 이 애인을 달래는 간절한 노래는 언제 들어도 아름답다.
이 노래는 전세계 팝차트 1위에 기록된 곡으로 옛날에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었다. 작곡자는 ‘원덜랜드 바이 나이트’로 유명한 독일의 트럼피터 버트 켐퍼트이다. 이 노래를 비롯한 마티노의 주옥 같은 히트곡들은 그가 캐피톨 레코드에서 활동하던 1960년대에 나왔다.

대부분 이민자의 자식들처럼 마티노도 고생하며 컸다. 벽돌공 노릇도 하고 2차대전 당시 15세때 나이를 속여 입대, 유명한 이오 지마 전투에도 참전했다.
마티노는 이탈리언답게 요리가 취미로 순회공연시 주방용기를 갖고 다니며 직접 요리를 했다. ‘요리는 재료를 놓고 그 것들을 잘 섞어 맛과 멋이 있는 음식을 만들어 서브하는 것이 마치 레코드 취입과 같다’는 것이 그의 요리론이다.

고교와 대학시절 이틀이 멀다하고 음악감상실과 다방에 죽치고 앉아 애청하던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하나씩 세상을 떠날 때마다 내 젊었던 가슴의 편린들이 한 조각씩 떨어져 나가는 허전함을 느끼곤 한다.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청춘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제 누가 남았나. ‘다이애나’를 부른 폴 앵카, ‘오 캐롤’을 부른 닐 세다카, ‘아일 비 홈’을 부른 팻 분 그리고 ‘딜라일라’를 부른 탐 존스. ’릴리스 미‘를 부른 엥겔버트 험퍼딩크도 있고 ’아이 웬트 투 유어 웨딩‘을 부른 패티 페이지도 아직 있구나.

● 박흥진 -- 한국일보


Spanish Eyes - Al Martino, 1966


I Love You Because - Al Martino, 196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52 고 은 詩 - 김민기 曲 '가을 편지' / 노래 신영옥 - 이동원 김우식 2009.11.14 1089
1351 Candy Dulfer의 알토 색소폰 연주 허영옥 2009.11.13 1107
1350 헤르만 헷세 '늦가을의 산책' // 브람스 교향곡 4번 '가을교향곡' 이태식 2009.11.13 926
1349 Bilitis-T.S. Nam 안장훈 2009.11.13 868
1348 저 구름 흘러가는 곳 - 조수미 외 명남진 2009.11.12 834
1347 Hilary Stagg의 하프 연주곡 모음 일 마레 2009.11.12 761
1346 Oh! Happy Day - Mahalia Jackson 김영원 2009.11.11 781
1345 모차르트 / 플룻 4중주 全曲 (Flute Quartets Nos. 1~4) : 쟝 끌로드 제라드(flute), 빌라 뮤지카 앙상블 이웅진 2009.11.11 754
1344 ltsi Bitsi Petit Bikini (아주 작고 귀여운 비키니) / Dalida 김정섭 2009.11.11 797
1343 낙엽을 밟으며 / 김명희 시 / 최영섭 곡 / 소프라노 김인혜 노래 엄근용 2009.11.10 787
1342 <재즈이야기> 재즈 스탠다드 - 'Round Midnight 김혜숙 2009.11.09 882
1341 이 노래 너무 슬퍼요.....'가을밤'과 '찔레꽃' 51 한구름 2009.11.09 1153
» Farewell !!! Al Martino 김창현 2009.11.09 709
1339 「山の湖」- 石原裕次郞 & 淺丘ルリ子 김선옥 2009.11.08 741
1338 Jim Reeves - The Essential 안장훈 2009.11.08 801
1337 막스 브루흐 - 바이올린 협주곡 No.1, Op.26, 1 & 2악장 (지휘 샤를르 뒤투아 / 바이올린 데이빗 김) 3 이태식 2009.11.07 1160
1336 미사리 통기타 연가 이희복 2009.11.07 820
1335 (추억의 팝) 엘비스 프레슬리 -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1 허영옥 2009.11.06 1147
1334 Il Cuore E' Uno Zingaro (마음은 짚시) 안장훈 2009.11.06 4134
1333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 클래식 김우식 2009.11.04 975
Board Pagination Prev 1 ... 172 173 174 175 176 177 178 179 180 181 ... 244 Next
/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