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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카잘스

 



20세기 첼로의 거목, 카잘스의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스페인 카탈루냐의 시골마을 벤드렐에서 보낸 어린 시절. 카잘스 음악의 내밀한 에너지는 그때 이미 시작됐던 것은 아닐까? 시골 성당 오르가니스트였던 아버지. 그는 어린 아들에게 음악과 피아노를 가르쳤지만, 성당에서 오르간을 연주할 수 있는 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들이 목수가 되거나 장사를 하길 바랐다. 어린 파블로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열한명의 아이 가운데 일곱명이 태어나면서 죽었던 가난한 집안의 아들. 본인도 탯줄에 목이 감긴 채 태어나 거의 죽을 뻔했던 그 아이는, 어서 어른이 돼 집안을 돌보는 게 자기 몫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친은 달랐다. 파블로에게 첼로를 시키겠다고 고집하는 어머니와 그걸로는 먹고 살 수 없다는 아버지는 빈번히 부딪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결국 이긴 건 어머니였다. 운좋게 후원자들을 만난 카잘스는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서 몇년간 첼로를 공부했고, 아들의 영원한 지지자인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 파리로 갔다. 하지만 거기서 모자를 기다리고 있던 건 낭만이 아니라 끔찍한 궁핍이었다. 카잘스는 훗날 “당시의 거처는 헛간이나 다름없었다”고 회고했다. 93세의 카잘스가 자신의 삶을 회고한 <나의 기쁨과 슬픔>(앨버트 칸 엮음)의 한 대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어머니는 어딘가로 돈을 벌러 나갔어요. 삯바느질거리를 얻어 오셨지요. 나도 필사적으로 일거리를 찾았어요. 샹젤리제의 음악홀에서 하루에 4프랑을 받고 연주했지요. 그곳까진 꽤 멀었어요. 전차삯이 15상팀이었는데, 나는 매일 첼로를 들고 걸어 다녔어요. 어느 몹시 추운 겨울날, 난 심하게 앓았지요. 일을 하러 갈 수 없었어요. 어머니는 더 늦게까지 바느질을 하셨지요. 하루는 집에 들어오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이상했어요. 절망스럽게도! 아름답고 길던 검은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았어요. 어머니는 “신경쓰지 마라,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는 거야”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래서 카잘스는 ‘목숨’을 걸고 첼로를 켰을 것이다. 3년 후 다시 파리를 찾은 23세의 카잘스. 그의 앞에는 마침내 빛나는 성공이 기다리고 있었다. 파리 음악계의 거장 라무뢰(1834~99) 앞에서 랄로의 ‘첼로 협주곡’을 처음 연주하던 순간, 그것이 바로 카잘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절뚝거리며 다가와 카잘스를 끌어안은 라무뢰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보게, 자네는 정말 특별하군. 다음달 나와 연주하게 될 걸세.” 연주회가 열린 것은 19세기가 막을 내리던 1899년 12월17일. 카잘스는 단 한번의 연주로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라는 후세의 평가를 예약했다. 그리고 라무뢰는 4일 후 타계했다.

바흐의 첼로 모음곡과 관련, 파블로 카잘스의 말을 직접 인용합니다.

우리(아버지와 카잘스)는 부두 가까이에 있는 어떤 고악보 서점에 들렀습니다. 나는 악보 뭉치를 뒤져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오래돼 변색되고 구겨진 악보 다발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것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를 위한 모음곡이었습니다. 첼로만을 위한 곡이라니! 나는 놀라서 그걸 바라보았습니다. 첼로 독주를 위한 여섯 개의 모음곡이라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어떤 마술과 신비가 이 언어 속에 숨겨져 있을까? 그런 모음곡이 있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나는 곧 그 상점에 갔던 목적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오로지 그 악보 한 뭉치만을 들여다보면서 조심스럽게 어루만지기만 할 뿐이었어요. 그 장면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전혀 흐려지지 않았어요. 지금도 그 악보의 표지를 보면 바다 냄새가 희미하게 나는 먼지투성이의 오래된 가게로 다시 돌아가 있는 듯이 느껴집니다. (중략) 설명할 수 없는 흥분 속에서 나는 그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나의 가장 소중한 음악이 되었어요. 그 뒤 12년 동안 나는 그 곡을 연구하고 연습했습니다. 12년이 지나서야 나는 그 모음곡 가운데 하나를 공개 연주회에서 연주할 만큼 용기가 생겼습니다..


Suite for Cello Solo
 무반주 첼로 조곡


2번 D단조 BWV 1008 전악장


3번 C장조 BWV 1009 전악장



Pablo Casals plays BACH - Suite no 1 for Cello - part 1



Pablo Casals plays BACH - Suite no 1 for Cello -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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