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꽃 능소화 / 詩와 노래 아릿한 기억 속의 여름꽃 능소화가 꽃잎을 떨군다. 뙤약볕 아래 그리움을 사르는 애원(愛怨)의 꽃... 그는 어디로 가서 다시는 아니 오는가!!!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화무십일홍 비웃으며 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 내내 핏발이 선 나의 눈총을 받으시라 오래 바라보다 손으로 만지다가 꽃가루를 묻히는 순간 두 눈이 멀어버리는 사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기다리지 않아도 기어코 올 것은 오는구나 주황색 비상등 켜고 송이송이 사이렌을 울리며 하늘마저 능멸하는 슬픔이라면 저 능소화만큼은 돼야지 능소화 꽃잎에 울다 _ 홍수희 한 발짝만 단 한 발짝만 물러나면 내가 보일텐데요 내 슬픔이 보일텐데요 내 분노의 정체도 보일텐데요 내가 내게서 한 발짝 물러나는 것이 이리도 어려워요 돌아가는 세상이야기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것이 이리도 어려워요 한때는 그리도 쉬워 보이던 것 내 웃음소리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 밤낮 이글거리는 머릿속 한 발짝만 물러서서 바라본다면 저 헝클어져 치열한 파도의 소용돌이 잠잠해질 것 같은 데도요 빗줄기 속 불면의 밤들은 아랑곳없이 아스팔트는 뜨겁게 침묵하는데 주홍빛 능소화만 흐드러지게 피었어요 그래서 그런데 눈물만 나요 능소화 연가 - 이해인 이렇게 바람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 ![]() 능소화 사랑 _ 노유섭 시, 박영란 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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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2 03:02
여름꽃 능소화 / 詩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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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여름에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3개월도 안되어 저 세상으로 떠난 내 친구입니다.
이맘때면 나무를 타고 높이 오른 능소화가 그리움을 사르던 팔당 호반의 그림같은 별장
여기 잘 꾸며진 음악실에 달마다 모여 클래식을 들으며 충만했던 지난 날이 꿈결에도 어른거립니다.
올 봄에 팔리고 말았다는 친구 별장의 능소화는 이 여름도 변함없이 피고 또 지고 있으련만
그리운 친구들 그리운 음악들을 이제 어디서 만나볼 수 있을지??!!
처연하고 쓸쓸하게 해마다 가슴에 담아보는 능소화를 올 해도 이렇게 속절없이 떠나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