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 사이에
색다른 구분이 존재하네
화려한 단풍이 가을을 상징하고
앙상한 가지가 겨울을 말한다면
빛을 잃고 매달린 나뭇잎은
무엇을 나타낼까
가을 옷을 입기에는 쌀쌀하고
겨울 옷은 거추장스러운
가을과 겨울이 아닌 때가 있네
사람들은 정해진
계절의 선입견에 사로잡혀
가을과 겨울 사이의
의미와 특색을 외면하고
가을과 겨울의 경계로 치부하네
가을과 겨울 사이는
이름을 지어주지 않아서인지
무척 쓸쓸하고 우울하네
가을의 아쉬움과 겨울의 꿈에 묻혀
관심 밖에 있네
가을과 겨울 사이는
겨울에 곧장 뛰어들기에는
이별이 가혹하기에
추억에 한껏 젖어들라고
시간과 활동을 정지하는
신의 자비의 지대처럼 보이네
가을과 겨울 사이의 진면목은
흩어지는 낙엽처럼
방황하고 혼란스러운 까닭에
왕성한 창작과 사랑의 갈구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