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하 노피곰
Byungki Hwang Gayageum Masterpeices Vol.5
한국 창작음악의 태두 황병기선생이 15년 만에 선보이는 최신 작품집 여창가곡과 대금등 다양한 악기를 포함한 다양한 음악적 성과를 망라한 황병기 선생의 깊고도 넓은 음악세계를 조망한 새로운 걸작 * 가야금 고유의 배경음과 여음을 살리기 위해 질그릇을 이용한 가야금 본연의 소리를 담은 오디오 파일 레코딩 * [미궁] 이후 처음으로 시[詩]와 소리[聲]의 협연을 담은 작품 * "초스피드 시대의 세계에 해독제로서 특별히 가치 있는 음악" - 스테레오 리뷰(미국) * "만일 한 개인이 한 나라의 음악을 대표할 수 있다면, 한국 음악을 대표하는 인물은 단연 황병기라 하겠다." - 앤드류 킬릭 (영국 셰필드대학교 음악학 교수) *백제가요 [정읍사(井邑詞)]의 첫구 ‘달하 노피곰 돋으시어 어긔야 멀리곰 비취오시라' 에서 악제(樂題)를 따왔다.
전곡 이어듣기
트랙 리스트
달하 노피곰 I. 경건하게 / Reverently
달하 노피곰 II. 중중모리 / Jungjungmori
달하 노피곰 III. 엇모리 / Eonmori
달하 노피곰 IV. 고요하게 / Peacefully
달하 노피곰 V. 휘모리 / Hwimori
시계탑 I. ♩=54
시계탑 II.♩=66
시계탑 III.♩.=56
시계탑 IV.♩.=120~132
하마단 I .중모리 / Jungmori
하마단 II. 자진모리 풍으로 / Jajinmori cycle
하마단 III. 휘모리 풍으로 / Hwimori cycle
자시(子時)
낙도음(樂道吟) I. 느리게(♩.=ca.40 ) / Adagio
낙도음(樂道吟) II. 중중모리 / Jungjungmori
낙도음(樂道吟) III.중모리 / Jungmori
낙도음(樂道吟) IV .자진모리-휘모리 / Jajinmori-Hwimori
차향이제(茶香二題) II. 차를 다리네 / Brewing Tea
차향이제(茶香二題) III. 차를 마시네 / Drinking Tea
추천사(추韆詞)
백제가요 「정읍사(井邑詞)」의 첫 구 ‘달하 노피곰 돋으시어 어긔야 멀리곰 비취오시라' 에서 악제(樂題)를 따왔다. 멀리 장사 나갔다 오랜만에 돌아오는 남편에게 달이 높이 비추어 편안한 귀가 길이 되기를 바라는 아내의 훈훈한 마음과 간절한 염원을 주제로 작곡된 곡이다. 총 5개 악장으로 구성된 곡으로 제1장 ‘경건하게’는 화음으로 꾸며진 우아한 선율이 달밤의 운치를 자아낸다. 제2장 ‘중중모리’는 흥겨운 무곡풍의 가락으로 진행되다가, 제3장 ‘엇모리’로 넘어가며 그 흥이 더욱 고조된다. 제4장 ‘고요하게’는 잠시 제1장의 분위기로 돌아가서 반복되는 지속음형을 배경으로 고음역의 고요한 선율이 잔잔하게 흐른다. 제5장 ‘휘모리’는 작품의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격정적인 가락으로 되었는데 중간에 유명한 동요 ‘달아달아 밝은 달아’의 가락이 삽입되어 있다. 17현 가야금으로 연주되는 이 곡은 우리 음악만이 지닐 수 있는 격조 높은 단순미, 드라마틱한 음악적 전개, 풍류의 멋 등을 두루 함축하고 있는 황병기 특유의 신고전주의적 명작으로 조명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동안 그 곳의 상징물격인 고풍스러운 시계탑을 창문 너머로 보면서 작가는 이 곡을 구상하였다고 한다. 전체 4개 악장으로 이루어진 17현 가야금을 위한 작품이다. 변화된 후 제2장을 예비하는 경쾌한 선율로 끝난다. 제2장은 시계 소리를 연상시키는 4/4 박자의 서양풍의 아름다운 선율로 진행되고, 제3장은 중중모리 장단의 발랄한 춤곡으로 전개되며, 제4장은 빠른 3연음형으로 일관하는 환상적 가락으로 펼쳐진다. 전반적으로 고난도의 연주기교가 요구되는 곡으로 가야금으로 그려낼 수 있는 완성도 높은 형식미를 만끽케 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뮤직박스 스타일의 보석함을 열어 놓았을 때의 분위기와 그 속에서 면면히 피어오르는 영롱한 그리움 같은 다소 애잔한 감성의 흐름이 전반에 걸쳐 잘 실려 나오고 있는 점도 이 곡의 매력이 되고 있다.
고대 도시의 이름이다. 승려시인 현담의 시「하마단」을 읽고 시인 곽재구가 쓴 「존재의 따뜻한 길」이라는 수필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존재의 먼 심연에 이르는 희미한 길과 안개가 펼쳐져 있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을 그려내고자 한 곡이다. 제1장은 아련하면서도 비감이 서린 중용 속도의 중모리 가락으로 되었다.
제3장은 본격적인 먼지들의 춤곡인데 급속한 템포로 다양한 박자가 구사되며 휘모리로 전개되는데 마지막 절정에 달하면 왼손으로 비음악적인 tone cluster의 불협화음을 연타하다가 문득 고요하게 가라앉으며 끝난다.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향한 영원한 노스탤지어를 절제된 정감으로 승화시키는 듯한 분위기가 작품 전반에 걸쳐면면히 흐르고 있는 곡이다.
서정성을 띤 전반부가 끝나면 짧은 싯귀를 낭송한 다음 후반부로 들어가는데, 혀 떠는 소리와 목소리를 섞어서 부는 취법이 사용되어 극적인 분위기를 이룬다. 곡의 종결부에서는 입술을 떨어서 나발을 불듯이 대금을 연주하는데, 입김이 대금 속을 통과하면서 바람 소리처럼 공허하게 울리는 잡음으로 종지된다. 악상에 있어서나 기교적인 면에서나 전통악기로 연주되는 전례 없는 현대적인 대금 곡으로 곡 전체에 걸쳐 무의식의 세계에서 자유로운 환상의 여행을 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동명의 시에서 따온 것이다. 이자현은 나라 음악을 관장하던 대악서(大樂署)의 승(丞)에 이르렀지만 홀연히 청평산(淸平山)으로 들어가 자연 속에 묻혀 거문고를 타고 살았는데, ‘낙도음’이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끝부분은 휘모리로 여며진다. 선율은 黃 太 仲 林 無(레 미 솔 라 도)의 5음을 바탕으로 姑 南 應(솔♭시 레♭) 등 3음이 임시음으로 추가되어 모두 8음을 활용한다. 음역은 무현(武絃)의 ?(B♭) 음에서 유현(遊絃) 16괘의 ?(d') 음까지 무려 3옥타브 장3도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추상적인 현묘한 멜로디와 불규칙하고 강렬한 비트감이 순조롭게 조화를 이루면서 함축미 넘치는 한 편의 대형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강원도 민요풍이지만, 그 구성과 진행은 정악의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처음에는 가사를 낭독하듯이 읊다가, 뒤에는 느리고 애절한 가락으로 변한다. 창자와 연주자 모두에게 감정이입을 최대한 억제하여 작품을 제3의 객체로 삼고서 벽돌 한 장, 한 장으로 구조물을 공고히 쌓아나가듯 음악적 전개를 요구하는 작품이다.
차(茶)를 주제로 한 박경선의 아래와 같은 두 수의 시에 곡을 붙이고 이를 하나로 묶어서 ‘차향이제’라고 이름을 지은 성악곡으로 반주는 17현 가야금과 장구이다. 첫 노래 <차를 다리네> 는 E음 계면조의 잔잔한 노래인데, 장단은 느린 도드리 풍이고, 가야금에서 화음을 많이 사용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둘째 노래 <차를 마시네>는 A음 계변조의 애틋한 노래인데, 흥겨운 타령장단이다. 듣는 이로 하여금 무념(無念), 무상(無想), 무감(無感)을자연스레 갖도록 이끄는 명상적이고도 관조적인 기운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고뇌와 운명적 한계의 자각에 따른 번민 등을 표현한 작품이다. 도출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전체적으로 중중모리의 흥겨운 장단으로 일관되지만 마지막 4절의 첫구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에서는 느린 진양조의 두 장단으로 진행되는데 특히 첫 장단은 무반주의 소리만으로 흐르면서 현실과 이상의 대립에서 야기되는 비장한 맛이 표현되고 있다. 가야금 반주에 나타나는 그네를 뛰는 듯한 리듬 패턴도 독창적인멋을 담고 있어 괄목 할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