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니 보이(Danny Boy) - Eva Cassidy

by 이희복 posted Jan 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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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니 보이(Danny Boy) - Eva Cassidy

"오, 대니 보이
전쟁터에 나가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보내는 애틋한 사랑의 노래입니다."


Oh Danny boy, the pipes, the pipes are calling
From glen to glen and down the mountain side
The summer's gone and all the flowers dying
It's you, It's you must go and I must bide

But coming back when summer's in the meadow
Or when the valley's hushed and white with snow
Till's I'll be here in sunshine or in shadow
Oh Danny boy, oh Danny boy, I love you so

But when you go and all the roses falling
And I am dead, as dead I well may be
Go out and find the place
where I am lying
And kneel and say and love babe for me

And I will feel, oh soft you tread above me

And then my grave will more than sweeter be
For you shall bend and tell me that you love me
And I will sleep in peace until you come to me 


 


음악처럼 살다간 요절 여성 가수의 백조의 노래

자기 자신과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사라지는 운명을 대하고서,

그제서야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며 감싸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해를 등지고 가볍게 미소지어 보이는 에바 캐시디(Eva Cassidy)의 [Songbird] 앨범은 그런 감성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1996년 11월 2일 33세의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자작곡 한 곡 내놓은 적 없는 워싱턴 D.C 출신의

 이 무명 싱어의 음반이 최근 영국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다.

에바 캐시디는 10대 시절 포크에 경도되면서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음악만큼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으며,

혼자 맨발로 정원을 거닐거나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기는 대단히 내성적인 소녀였다고 한다.

또한 어릴 적부터 타고난 가창력을 인정받아 자연스럽게 음악의 길로 접어든 그녀는 고단한 무명 가수에 머물다 

같은 고향 출신의 베테랑 소울 싱어 척 브라운(Chuck Brown)의 눈에 띄어 앨범을 내게 되었다.

 


Live at Blues Alley
 

이렇게 만들어진 데뷔작이자 라이브 앨범인 [Live At Blues Alley]로 그녀는

WAMA(Washington Area Music Association)에서 '베스트 여성 보컬리스트' 부문을 비롯 4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고향에서 적지 않은 명성을 얻게 된다.

 

미국도 아닌 영국에서 그녀가 갑작스럽게 열풍을 일으킨 것은 지난 해 11월, BBC 방송의 'TOTP 2'라는

프로그램에서 그녀의 음악과 생애가 소개되면서부터였는데,

이후 각 라디오 방송과 언론에서 앞 다투어 그녀의 음악을 소개하였고,

특히 한 라디오 방송 연말 특집에서는 '세기의 보컬'이란 타이틀로 에바 캐시디를 21위로 선정하는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에서의 뜬금없는 에바 캐시디 붐은 그녀의 소탈하고 때로는 거친 음악이 소박하고 평탄치 않았던

삶의 면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이 일단 대중들의 큰 공감을 샀고,

앨범에 담긴 귀에 익숙한 팝의 고전들을 유연하게 소화해 낸 점 또한 올드 팬들의 감성을 자극한 듯하다.

 
에바 캐시디가 내놓은 총 5장의 앨범들은 서로 개별성을 찾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중복된 곡들이 많다.

비록 전곡을 팝의 고전으로 채워 넣은 진부함을 부인하기는 어렵지만, 에바 캐시디의 포크, 블루스, 재즈, R&B, 가스펠 등의

성향을 감싸는 포용력 있는 가성(歌聲)과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독특함은 분명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Songbird] 앨범은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낸 음반이다.

예를 들어 스팅(Sting)의 곡인 "Fields Of Gold"에서 주선율을 허밍 음으로 처리한다든지,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의

곡인"People Get Ready"에서 고역대의 음을 무리 없이 소화하여 짙은 소울의 감성을 낸다든지,

또한 "Time Is Healer"에서 백업 보컬과 함께 가스펠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낸다든지, "Autumn Leaves"에서는

재즈적인 면보다는 절제된 서정성으로 다르게 해석해낸다든지 하는 능력은 그녀만의 개성적인 표현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오랜 라이브 경험으로 다져진 세션들과의 숙련된 호흡은 곡의 흐름을 더욱 유연하게 해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아티스트의 음악이 삶과 다르지 않을 때, 큰 감동을 받고 그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공통된 감성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왜곡된 현실에 자신을 잃어 가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기에 항상 현실을 초월하는 어떤 것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지도 모른다.

에바 캐시디는 자신의 삶의 목소리가 담긴 음악(또는 이야기)을 들려주며 우리의 아픔을 달래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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