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악 _ 이성복 비오는 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느낌
지금 아름다운 음악이
아프도록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곳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왔다는 느낌
굳이 내가 살지
않아도 될 삶
누구의 것도 아닌 입술
거기 내 마른 입술을
가만히 포개어본다
** 이성복 (李晟馥, 1952년~ 경북 상주)
서울대 불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및 문학박사학위 취득.
1977년 계간《문학과 지성》겨울호에〈정든 유곽에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현재 계명대학교 교수. 제2회「김수영문학상」(1982),
제4회「소월시문학상」(1990), 제12회「대산문학상」(2004), 제53회
「현대문학상」(2007) 수상
음 악 _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음악은 때때로 나를 사로잡는다
바다처럼!
출범한다 나는
창백한 별을 향해, 자욱한 안개 속으로
끝없이 넓은 창공 속으로
돛대처럼 부푼 가슴
힘것 내밀고 나는 탄다
밤에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를.
나는 느낀다 신음하는 배의
모든 정열이 진동함을,
광막한 바다 위에서 나를 흔든다
순풍과 폭우 그리고 진동이,
음악은 때로는 고요한 바다
내 절망의 거대한 거울.
** Charles-Pierre Baudelaire (1821~1867, France)
시집 <악의 꽃>으로 프랑스 문단에 큰 충격을 주고 상징주의 시의
신기원을 이룬 시인. 그의 시는 독특한 독창성과 예술적, 형식적
완성미를 지니고 있다. <1845년의 살롱>으로 미술 평론가로 등단
했으며 <낭만파 예술론>, <인공 낙원>, <적라의 마음> 등의
평론과 산문시 <파리의 우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