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세월 속에 쌓인 삶의 더깨 위에 추억이 아롱진다. 회한 속 아픈 추억이지만 되돌아보면 애틋하고 달콤하다. 문득 귀에 드는 노래 한 자락에 먼 산 저녁놀이 눈부시다.
사랑이라는 이름보다도
늘 아픔이란 이름으로
다가오던 그대
살다 보면
가끔 잊을 날이 있겠지요.
그렇게
아픔에 익숙해지다 보면
아픔도 아픔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겠지요.
사랑도 사랑 아닌 것처럼
담담히 맞을 때도 있겠지요.
사랑이란 이름보다는
아픔이란 이름으로
그대를 추억하다가
무덤덤하게
그대 이름을
불러 볼 수 있는 날이 언제인지
그런 날이
과연 오기는 올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언제쯤
그대 이름을
젖지 않은 목소리로
불러 볼 수 있을지
사랑은
왜 그토록 순식간이며
추억은
또 왜 이토록
오래도록 아픔인 것인지
- 이정하의 詩 <추억, 오래도록 아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