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ahams Violin Concerto D장조 Op.77 Jascha Heifetz, violin Chicago Symphony Orchestra Fritz Reiner, conductor
“브람스를 아시나요”
“글쎄요, 잘 모르지만 알려고 노력합니다.”
독일 國旗를 보면 검은 바탕이 있는데 은연중에 브람스의 曲이 생각난다.
그들 국민성의 일부분일까.
모르기는 하지만 브람스의 곡은 느낌으로 절제가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보다 먼저 살다 간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큰 자취를 남긴 베토벤과는
다른 차원에서 비교가 되겠지만, 어쨌든 아름답고 낭만적인 멜로디를 좋아하는
우리 세대와는 좀 거리감이 있는 것 같다.
몇 곡을 제외하고는, 들으면 들을 수록 다른 맛을 느끼는 브람스.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잘 아는 분도 많지만..
여기 그의 많은 작품 중에서 Violin Concerto D장조 Op.77을 먼저 들어본다.
베토벤, 멘델스존의 것과 함께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의 하나로 꼽힌다는 명곡!!
“브람스를 아시나요” (또는 “좋아하시나요”)는
프랑소와즈 사강이 쓴 소설로 映畵化된 제목이기도 하다.
잘~ 암시롱...
- 哲 -
![]() |
베토벤에 대한 경외...환상의 앙상블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는 여러모로 그가 경외했던 베토벤의 작품에 비견된다.
우선 작품의 개수도 단 하나뿐이고, 주된 조성도 같은 D장조다.
그리고 장대하고 치밀한 제1악장에 이어 감미로운 제2악장과 활기한 춤곡풍의 제3악장이 따라 나오는 점도 유사하다.
무엇보다 다른 협주곡들에서는 독주악기가 주인공이고 관현악은 반주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이 곡은
'교향곡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관현악 파트가 충실하고 독주악기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 곡을 두고
'바이올린에 대항하는 협주곡'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 역시 베토벤의 선례를 따른 것이다.
베토벤은 협주곡에서 독주악기 못지않게 관현악을 중시했고, 그러한 모습은 후배인 멘델스존, 슈만, 리스트, 브람스 등에게
귀감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브람스는 '베토벤의 진정한 후계자'로 일컬어졌던 인물이다. 아울러 그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도
'베토벤 이후 최고의 걸작'으로 여겨질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다. 다만 이 곡을 감상한다는 게 그리 만만치는 않은데, 특히
연주에 20분 이상이 걸리는 장대한 제1악장을 돌파하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겁낼 필요는 없는데, 웅대하고 정력적인
악상과 목가적인 분위기 사이를 오가는 흐름을 끈기있게 따라가다 보면 커다란 감흥을 맛볼 수 있다. 이 첫 악장만 잘 소화하면
다음 악장들은 거저먹기나 마찬가지다.
느린 템포의 둘째 악장은 꿈결같은 목가적 정취와 시정미로 가득하고, 흥겨운 집시음악을 연상시키는 마지막 악장은 짜릿한
흥분과 쾌감을 불러 일으킨다. 혹시 처음에 제1악장이 귀에 잘 안들어온다면 제2악장과 제3악장부터 들어본 다음 다시
제1악장에 도전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협주곡의 전통적인 명반으로는 구소련의 거장 다비드 오이스라흐의 음반(EMI)과 헨릭 셰링의 음반(Newton)이 유명하고,
최근에 나온 보다 새로운 감각의 연주들 중에서는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의 음반(Virgin)이 돋보인다.
- 황장원(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201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