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Mattison의 詩에 베토벤이 25살 때 곡을 붙인, 아름답고 품위 있는 예술가곡이다. 베토벤이 쓴 이 편지는 시인 프리드리히 폰 마티손(1761-1831)에게 보낸 것이다. 예술가곡 <아델라이데 - Adelaide>는 그의 나이 25살 때 작곡한 것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정열적인 찬가. 슈트트가르트의 극장 지배인과 극장장을 지냈던 마티손은 많은 노래의 가사를 쓴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델라이데>는 예술가곡으로 썼던 것은 아니었다. 베토벤은 이 곡의 초판 악보에 '피아노 반주와 독창을 위한 칸타타"라고 써놓았던 것이다. 어쨌거나 이 곡은 베토벤의 예술가곡 중에서 <그대를 사랑해 - Ich Liebe Dich>와 함께 널리 애창되는 곡이다.
아델라이데는 봄이 오면 알프스 산록에 피어나는 보랏빛의 키 작은 야생화로, 깨끗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여자아이 이름으로 쓰인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 이 꽃의 이미지가 어느 유럽 시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노랫말이 막 인생의 봄을 구가하기 시작한 스물다섯 살의 베토벤을 매혹시켰다. 그래서 나온 노래가 바로 ‘아델라이데’이다.
'불멸의 연인'으로 꼽히는 여성들-‘월광’소나타를 바친 줄리에타 기차르디, F#장조 소나타와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를 바친 테레제 폰 브룬스빅, 13통의 미공개 편지를 받은 주인공 요제피네 폰 브룬스빅-을 만나기 전이었고, 무슨 이유인지 작곡한 지 8년이 지난 1803년에 발표됐기 때문에 작곡 당시의 에피소드를 찾아내기가 어렵다.
그 당시의 베토벤은 빈에서 사자와 같은 호탕한 타법과 자유분방한 즉흥 연주로 이름을 날리는 피아니스트였고, 자신의 천재성을 뚜렷이 자각하고 있는 작곡가였다. "용기를 내자. 내 육체가 닳아 없어지더라도 나의 천재는 승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나도 스물다섯. 이 나이면 인간으로 완성되어 있어야 할 때이다. 아무 할 일이 없을 정도로 이미 모든 것을 성취했어야 할 나이다."
거칠고 대담하고 정열적인 성격의 이 천재는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마음 약한 남자였다. 하지만 사회 생활에 서툰 만큼이나 연애도 서툴기 짝이 없었다. 하물며 인생의 봄인 스물다섯 살에야…. 사랑에 실패한 사람이 예술을 남기는 게 역사의 공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베토벤이야말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사랑타령’은 모두 실패한 사랑이 낳은 자식들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아델라이데’는 첫사랑을 꿈꾸는 듯한 설렘과 동경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베토벤의 이러한 정서는 30여 년 뒤 그가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그의 ‘불멸의 연인’이 누군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아델라이데’의 마지막 노랫말은 바로 베토벤 자신의 얘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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