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의 노래 '선운사'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졸업 55주년 기념 남도여행 첫날 5월 9일(수) 오후에 가 보았지요. 천년사찰 선운사...동백꽃으로도 잘 알려졌지요. 미당 서정주 시인의 詩와 가객 송창식의 헌가(獻歌)로 이름 난 선운사 동백꽃은 아쉽게도 거의 저버리고 말았더군요. 동백 군락지로 유명하다는 뒷산을 가까이 살펴보려고 대웅보전 뒤켠을 슬쩍 돌아보니 무성한 이파리 사이사이 시들은 송이송이 아래 낙화만이 낭자하더군요. 만개기라는 4월이 지났으니 좀 늦은 거지요. 흰 눈 속에 핀 붉은 동백이 볼 만하다는데 선운사 동백도 겨울 동(冬)자 동백(冬栢)이라면 오는 겨울에 다시 와 볼꺼나.!! 동백꽃을 읊은 詩들은 왜 이리 슬프고 애절한가요. 때 일러 못 본 동백꽃 대신 만난 막걸릿집 여자의 목쉰 육자배기 가락이 안쓰러워서? 찬바람 속 꽃피운 붉디붉은 정열 못다한 사랑이 애처러워서? 동백꽃 쉽게 지듯 떠난 사랑 쉽게 잊지 못해서? 송이째 후두둑 눈물이듯 저버리는 낙화가 이별처럼 매몰차서? 버림받은 사랑에 감춘 눈물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옳거니, 선운사 뒤안 돌그릇이 바로 눈물받이였던가!!^^ [동백꽃 詩 3편] 선운사 동구 _ 서정주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선운사에서 _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 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어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 이더군// 선운사 동백꽃 _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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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3 13:55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 송창식의 노래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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