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의 눈물을 좋아 하시나요?

by 메아리 posted Jul 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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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ing Sextet No.1 in B flat Major Op.18


Johannes Brahms




(아가테, 브람스, 클라라)

 

브람스의 음악은 아기자기하게 감칠맛 나는 곡이 별로 없다.

그저 무덤덤하고 때로는 지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잘 들으면 구수하고 포근하며 왠지 정감이가는 구석이 있기는 하다.

 
그런 느낌은 그의 남겨진 사진으로 본 생김새에서도 느껴진다.


동네 마을의 어느 맘씨 좋은 털보 영감님 같은 풍모 말이다.

실제로 그는 남을 도와주고 좋은 일도 많이 했다.


어떤 때에는 출판업자에게 속아 거덜 나기도 했단다.


생긴 대로 브람스는 여자 사귀는 일에도 솜씨가 없어서


넘보지 못할 선배의 마누라를 짝사랑하며 일생을 외톨로 지냈다.

물론 중간에 몇 번 사랑을 나눈 여자들이 있었다.

그 중 한 여자가 아가테 지볼트(Agathe von siebold)라는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의 딸이다.

아가테는 소프라노 가수로 브람스가 가곡을 쓰게 된 장본인이기도하다.

약혼까지 했었다는 소문도 있는 그녀와의 사랑은

1858년에 막을 내린다.


그것은 곧 결혼 할 거라는 주변의 소문에 겁을 먹은 브람스가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만 결혼을 하여 구속 받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하러 당신에게 가도 좋으냐?"라는

말도 안 되는 황당한 편지를 쓰는 바람에 정나미가 떨어진 아가테는

절교를 선언하고 떠나 버리고 만다.

참으로 못 말리는 브람스이다.


이 일로 브람스는 아가테에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고민하게 된다.


이 무렵에 쓰인 곡이 현악6중주곡 두곡이다.

브람스는 다양한 악기 편성으로 실내악곡들을 작곡했는데

현악 4중주곡도 여러 차례 작곡을 시도하다가 다 파기하고

현악 6중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거기에는 베토벤에 필적할 4중주곡을 쓰기 어렵다고 느낀

브람스 특유의 소심한 태도에도 원인이 있었겠지만

보다 더 풍부한 음향을 추구하고 싶었던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현악 4중주에 비올라와 첼로를 각 각 추가해서

현악 6중주곡을 썼던 것이다.


먼저 현악 6중주곡 1번을 들어 보기로 하자.



이곡은 브람스 나이 27세 때인 1860년 발표한 작품이다.


브람스는 이곡을 쓴 후 요제프 요아힘 등 주위 사람들에게

작품의 초안을 보내 조언을 구하면서

수차례 손질을 가하여 이 곡을 발표했다.

이 곡이 발표되자 사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브람스의 눈물”이란 부제가 붙은 2악장은

다소 어둡고 비가적인 느낌을 주는 d단조 주제와

6개의 변주곡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아가테와의 이별 후 공허한 정신적인 심리 상태가 반영된 곡으로

영화 삽입곡 등으로 사랑을 많이 받는 곡이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브람스가 아가테를 그리며 썼던 이 2악장을

41세 생일을 맞은 클라라 슈만에게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헌정했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브람스의 속마음, 아니 사나이의 마음이다.



그래도 나는 이런 바보스러운 브람스가 좋다.


그래서 오늘도 브람스를 듣는다.



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B플랫 장조. 3/4박자. 소나타 형식



2악장 Andante ma moderato D단조. 3/4박자. 변주곡 형식



3악장 Scherzo: Allegro molto F장조. 3/4박자. 세도막 형식



4악장 Rondo: Poco allegretto grazioso. B플랫 장조. 2/4박자. 론도 형식


 

-메아리(1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