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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입성, 에펠탑 광장에서 공연하는 싸이, 2012.11.5



‘애국심 스타’와 한국어 사랑


‘강남스타일’로 요즘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싸이(35). 지난 9월 미국 NBC <투데이쇼>에 출연한 그는 진행자와 영어로 대화 도중 돌연 한국어로 이렇게 외쳤다. “대한민국 만세!” 그는 감격의 순간에는 유독 한국어를 고집해 수많은 한국인 팬과 누리꾼들로부터 “애국자”라는 칭찬을 받는다.

싸이는 <투데이쇼>보다 일주일 앞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MTV 비디오 뮤직 시상식에 출연해서도 “기분 너무 좋고 너무 행복하다. 이 무대에서 한 번쯤은 한국말로 해보고 싶었다. 죽이지?”라고 한국어로 소감을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유학해 영어가 유창한 편인 그가 미국 방송에 출연해 왜 한국어를 사용했을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점을 평소 강조해온 그는 ‘한국어’가 세계인들에게 매우 신선하고 아름다운 ‘상품’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마초 흡연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부실 군복무 문제가 불거져 결국 군대를 두 번 다녀오면서 ‘밑바닥’까지 떨어져본 싸이로서는 ‘세계적인 가수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한국인의 사랑과 지지’라는 점 역시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

그가 귀국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월드스타라고 불려야 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말에 “월드스타는 말도 안 된다. 그저 ‘국제가수’라고 불러달라”면서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굳이 ‘국제가수’라는 한국어 표현을 언급하거나, 콘서트에서는 예외 없이 “지금까지 대한민국 가수 싸이였습니다!”라는 멘트로 무대를 끝마치는 것도 모두 ‘집에서 사랑받는 아이가 밖에 나가서도 사랑받는다’는 평범한 듯하면서도 소중한 진실을 그가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좀 떴다고 건방지게 으스댄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싸이는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지금도 CF 모델료를 ‘강남스타일’ 이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받고 있으며 각종 행사 출연료도 A급 아이돌 그룹의 절반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몸값을 갑자기 높이는 건 도리도 예의도 아니다”고 말한다.

싸이는 지난 9월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무료로 진행한 콘서트를 애국가를 부르면서 시작했으며 관중을 향해서는 “대한민국, 소리 질러!”라고 외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한껏 북돋워주었다. 현재 세계시장을 겨냥한 새 음반을 미국에서 준비 중인 그는 “가능하다면 가사는 한국어로 하고 싶다”고 밝히는가 하면, 미국에선 늘 한국산 자동차를 고집해 타고 다니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강조한다. 이런 그의 모습이 국내 누리꾼의 주목을 받으면서 요즘 인터넷에선 ‘싸이 열사’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애국심 스타’가 요즘 국내 대중문화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을 국내뿐 아니라 외국 방송에서도 거침없이 밝힘으로써 한국인에게 더욱 뜨거운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 주목받고 있는 것. 이들 애국심 스타는 일부 한류스타가 일본과의 관계를 걱정해 ‘독도’와 관련된 발언을 일절 삼간다거나 드라마 <각시탈>처럼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한국인의 투쟁을 다룬 드라마에는 출연을 꺼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간의 비난을 받았던 최근의 사례들과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신선하고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국심 스타의 ‘원조’ 격은 가수 김장훈(45). ‘기부 연예인’ 혹은 ‘선행 연예인’으로 대중에게 인식된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한민국 홍보전문가인 서경덕 교수와 함께 ‘독도 알리기’에 일찍부터 나서면서 ‘나라사랑 연예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독도를 알리는 광고를 싣는가 하면, 미국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Do You Remember?’라는 제목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광고를 내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또 광복절이던 지난 8월 15일에는 독도까지 릴레이로 헤엄쳐가는 ‘독도 횡단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활동하던 독립군이 부르던 애국가(멜로디는 올드랭사인)를 자신이 직접 부른, 이른바 ‘독립군 애국가’를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무료로 배포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김장훈은 얼마 전 ‘싸이의 무대 기획 노하우가 나의 무대를 상당 부분 가져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싸이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인터넷을 통해 표출, 한때 싸이와의 불화설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최근 두 사람이 극적으로 화해한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일단락됐다.

나라 사랑을 강조하는 싸이와 김장훈의 모습을 두고 ‘애국심 마케팅’이라며 폄하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살펴보면 그들의 대한민국 사랑은 그저 대중에 영합하려는 솜털처럼 가벼운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그들의 굴곡 많던 인생이 낳은 경험의 산물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 방송에 출연해
“Dress Classy Dance Cheesy(옷은 고급스럽게, 춤은 싼티 나게)”라는 기가 막힌 발언으로 미국인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은 싸이는 국내 콘서트에서도 이런 한마디로 한국인을 사로잡았다.

“지치면 지는 것이고 미치면 이긴다!”
그렇다. 대한민국이여, 파이팅!
지치지 말고 미래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기를!

[ 글쓴이 : 동아일보 이승재 기자 / 확 끌리는 대중문화 2012.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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