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인사(Salut d'Amour)', '위풍당당 행진곡(Pomp and Circumstance)' 등으로 잘 알려진 에드워드 엘가가 40세 때 1897년에 작곡한 '저녁의 노래'는 그 2년 후에 쓴 '아침의 노래 (Chanson De Matin, Op.15, No.2)와 함께 1901년에 관현악곡 소품으로 편곡 발표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곡의 제목을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바꾸어 붙인 것이 주효하여 악보와 음반이 무척 잘 팔렸다는 점이 흥미롭다.
고단한 하루해가 저무는 저녁 한 때 석양이 깃든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나른한 피로 속 쓸쓸하면서도 포근한 서정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멜로디다. 밝고 상쾌한 기분을 표현한 '아침의 노래'와 잘 대비되는 깔끔한 '저녁의 노래'다.
영국의 근대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한 사람으로 존경 받는 엘가의 음악은, 고전주의를 존중한 낭만파 계통에 속한다고 하겠다. 영국의 민속적인 요소를 반영한 독자적인 양식을 추구하면서 창의적인 아름다움과 장엄미가 넘치는 곡을 써서 영국 음악계에 큰 공헌을 했다. 이러한 공적으로 1904년에 기사 작위(Sir)를 받았고, 케임브리지와 옥스포드, 예일 대학 등에서는 명예박사를 헌정했다. 법률가를 지망했던 엘가가 음악공부로 바꾼 것은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이 컷으며, 32세 때 결혼한 아내 캐롤린 앨리스의 내조가 그의 성공에 큰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