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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과 '우리 다함께 기쁨을'



Brahms' Academic Festival Overture, op.80 & Gaudeamus lgitur

BBC Symphony Orchestra and Chorus

conducted by
Sir Andrew Davis  &  Sir Malcolm Sargent (chorus)
at the Last Night of the Proms in 1992, London


지난 2월 21일(목) 밤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는 브람스축제였습니다. 요하네스 브람스가 작곡한 대학축전 서곡(작품 80)을 시작으로 바이올린 협주곡(D장조, 작품 77)과 피아노 4중주 1번(G단조, 작품 25, 쇤베르크 관현악 편곡)이 연주되었습니다. 에스토니아 태생의 중견 지휘자 크리스티안 예르비(Kristjan Järvi)의 역동적인 지휘는 콘서트홀 2천 관객의 대단한 호응을 받았습니다. 특히 첫번째 곡 대학축전 서곡은 어느 누구보다도 남다른 감회와 추억으로 나를 사로 잡았습니다.

이 곡에 삽입된 합창곡 Gaudeamus lgitur(우리 다함께 기쁨을)는 선농합창단이 여러번 연주한 주요 레퍼토리의 하나입니다. 올해 1월 4일에는 모교의 신년음악회에 초청되어 후배들 앞에서 부른 잊지못할 곡입니다. 더우기 1월 4일이라니...이 날은 바로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이 1881년에 초연(初演)된 날 1월 4일이어서 더욱 감격스러웠습니다. 132주년 기념공연을 선농합창단이 펼친 것입니다. 1992년 5월 18일에 태어난 선농합창단이 모천(母川)으로 회귀하는 연어처럼 20년만에 모교를 찾아 연주한 이 유쾌하고 활기찬 합창곡처럼 우리 모교에, 우리 선농인들에게, 그리고 새로운 국운의 전기를 맞는 우리나라에 기쁨과 행복의 서곡이 되기를 빌었습니다.


Gaudeamus lgitur(우리 다함께 기쁨을) 
Mario Lanza, tenor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에 삽입된 마리오 란자의  노래

First verse of the Gaudeamus Igitur:

Gaudeamus igitur   Let us rejoice therefore
Juvenes dum sumus.  While we are young.
Post jucundam juventutem   After a pleasant youth
Post molestam senectutem   After a troubling old age
Nos habebit humus.  The earth will have us.


대학축전 서곡의 종반부에 나오는 합창곡 'Gaudeamus lgitur(우리 다함께 기쁨을)'은 우리 고교시절의 잊지못할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The Student Prince, 1954)'에서 들어본 귀에 익은 노래입니다. 대학도시 하이델베르그로 유학 온 칼스버그 황태자와 하숙집 아가씨의 이루지 못할 사랑, 그리고 대학생들의 호기와 낭만을 그린 영화인데, 당시의 정상급 테너 마리오 란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축배의 노래(Drinking Song)' 가 유명합니다. 이어서 맥주파티를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이 합창하는 노래가 바로 'Gaudeamus lgitur' 입니다. 아래 소개하는 영화의 장면 중에서...홀로 맥주잔을 앞에하고 젊은이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는 중년남자의 쓸쓸한 모습이 인상에 남습니다.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중의 'Drinking Song'과 'Gaudeamus lgitur'


멋진 작품 대학축전 서곡을 만든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를 찾아 옛날이야기를 풀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천재가 운명의 짖궂은 장난인지는 모르지만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이상야릇한 부모로부터 태어난 경우가 종종 있다"는 말이 있지요.   요하네스 브람스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41살의 노처녀로 함부르크 슬럼가에서 17살 연하인 자기집 하숙생을 공략하여 만난지 1주일 만에 전격적으로 결혼에 골인하였습니다. 술이 고래인 함부르크 국민병 호른 주자 총각이 아마도 술김에 결정을 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만...

이렇게 태어난 요하네스 브람스는 슬럼가 악취 속에서 자랐어도 부모들이 삶 자체를 예술로 즐기는 선량한 사람들이었기에 도덕적으로는 건전하게 성장하였다고 합니다. 그후 브람스의 재능이 본격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20세 때 하노버에서 유명한 요세프 요하임을 만났고, 요하임은 자기의 친구인 로베르트 슈만에게 브람스를 소개하고서 부터입니다. 그로부터 슈만과 그의 처 클라라, 그리고 젊은 브람스와의 긴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지요.

그가 30을 바라보면서 빈에서 본격적인 작곡활동을 합니다. ‘신고전악파'로 불리울 만큼 절대음악에 온 힘을 기울여 19세기의 마지막 고전적 작곡가로 인정받게 됩니다. 브람스는 그 후 마흔이 가까워오자 비엔나와 함부르크 사이에서 방황하던 시절을 접고는 오스트리아 수도에 정착하고 칼스가쎄의 독신자 아파트에서 일생을 독신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은자의 상징처럼 그 유명한 턱수염(처음엔 검은 색이었지만 나중엔 흰색으로 된!)을 기르기 시작하였지요.

이 곡에 삽입된 노래 'Gaudeamus'에 관한 이야기는 이렇게 살아온 브람스가 46살이었던 1879년 3월 11일, 당시 가장 유명한 독일작곡가로서 그의 음악적 공헌을 기리기 위해 브레슬라우(Breslau) 대학에서 그에게 철학박사 학위(Doctor of Philosophy; 약자로 Ph.D.인데 철학전공이 아니더라도 분야에 관계없이 이런 학위명을 쓰지요)를 수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요즈음이라면, 음악학박사(Ph.D. in Music)가 아닐까 합니다. 그 대학에는 브람스의 친구인 숄즈(Bernhard Scholz)가 대학 음악감독으로 있었는데 이 친구가 브람스를 학교당국에 적극 추천하였습니다. 그런데 브람스는 성격적으로 틀에 박힌 격식을 싫어하고 복잡하고 엄숙한 의전행사같은 걸 마다하였기에 무례하게도 그 학위수여식에 불참하여서 결국 궐석(?) 수여식을 거행하였다고 합니다.

브람스는 고마움의 표시로 다음해에 작곡을 합니다. 처음엔 그의 친구 숄즈가 'Doctoral Symphony for Breslau(브레슬라우대학 박사교향곡)'이라는 곡명을 제의하였으나 브람스는 'Academic Festival Overture in C minor, op.80(대학축전 서곡)'을 1880년 여름에 작곡합니다. 그리고 1881년 1월 4일, 브람스의 지휘로 브레슬라우대학에서 초연하게 된 것입니다. 이 곡은 서부(序部)에는 C minor로 빠르고 다소 장중한 분위기를 유지하다가 후반에는 힘차고 화려한 학생들의 노래 4부분으로 이어집니다. (1)“Wir hatten gebauet ein stattliches Haus“, (2)“Der Landesvater”, (3)“Was kommt dort von der HÖh’?”로 이어지다가 저 유명한 학생의 노래 (4)“Gaudeamus Igitur(다 함께 기쁨을)"를 끝으로 장중하고 화려한 오케스트라의 총합주로 마무리됩니다.

2월 21일 서울시향이 연주한 대학축전 서곡의 음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서, 영국의 정상급 지휘자 Sir Andrew Davis가 1992년에 연주한 BBC Symphony Orchestra의 음원으로 대신함을 양해 바랍니다. [이상 맥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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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주선 2013.02.27 13:52
    이렇게 좋은 음원과 함께 멋지게 편집하여 글을 올려 준 이태식 동문에게 감사합니다. Brahms의 Gaudeamus Igitur는 나에겐 매우 의미있고 친근한 곡이지요.
    서강대학교 입학식에서 신입생을 환영하는 뜻으로 재학생 합창단이 부르던 곡이어서 30년 동안을 점잖게(?) 듣기만 하다가 직접 부르니 감회가 다르더군요.
    김건모의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라는 노래제목처럼 입장을 바꿔 보니 새로운 걸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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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순 2013.02.27 16:56
    반갑습니다. 'Drinking Song'과 'Gaudeamus lgitur'에 한 참 빠져있었지요. 너무 멋지고 뒤로 넘어가는 장면이었지요.
    그때는 우리대학 남학생들이 다 거지아범으로 보였으니까.
    그때는 혼자 맥주마시는 중년 신사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은 크게보이네요. 그가 나 일수도 있겠지요.
    그의 마음도 알수있고~~~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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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식 2013.03.04 14:55
    우리대학 남학생들 거지아범??...ㅋㅋㅋ 현순 씨가 꽤 웃겼습니다.^^
    웃기는 현순 아재가 지적했듯이 '황태자의 첫사랑' 영화장면, 'Gaudeamus lgitur' 노래 들으며 맥주잔 앞에 놓고 홀로 쓸쓸한 중년남자...
    그 옛날 젊은시절엔 정말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고은 시인의 얌체같은 詩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 연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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