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013 ISU World Figure Skating Championship
at Budweiser Gardens on March 16, 2013 in London, Canada.
"위대한 챔피언들을 위해 반드시 그들의 언어로 된 국가를 불러주고 싶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화려한 컴백을 축하하는 시상식에 아주 특별한 애국가가 연주됐다. 17일 열린 2013 세계 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시상식에서 캐나다 현지인 49명으로 구성된 여성 합창단이 우리말로 애국가를 불렀다. 다소 느린 연주에 맞춰, 외국인들의 목소리로 울려퍼지는 애국가는 경기를 관전한 모두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시상식 합창은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런던을 연고로 활동 중인 합창단 '아마빌레 콰이어스 오브 런던(Amabile Choirs of London)'이 맡았다. 아마빌레 콰이어스는 1985년에 창단한 합창단으로, 연령별 소년·소녀 파트 및 성인 남성·여성 파트로 나뉘어 활동 중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순회공연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회 각 종목별 금메달리스트에 대해 자국의 언어로 국가를 부르는 깜짝 이벤트는 아마빌레 콰이어스 측의 아이디어였다. 대회 준비 기간 중 합창단 관계자들이 조직위원회를 찾아가 관련 이벤트를 제의했고, 산하 소녀합창단의 시범 공연을 거쳐 조직위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이후 합창단원들의 피나는 연습이 이어졌다. 12세에서 18세까지의 소녀 50명으로 구성된 아마빌레 청년 합창단(Amabile Youth Singers)은 페어부, 남자부, 아이스 댄스부, 여자부 등 각 종목별 참가 선수들의 국적 및 국가를 모두 파악한 뒤 우승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자국 언어를 활용한 국가를 연습했다. 애국가를 비롯해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미국, 러시아 등 여러나라 국가의 가사들을 최대한 자국 발음과 유사하게 부르는 것이 목표였다. 김연아의 시상식에 울려 퍼진 한국어 애국가 또한 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김연아가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덕분에 아마빌레 콰이어스가 준비한 한국어 애국가가 세상에 공개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의 이벤트 총 책임자인 잭키 스텔-버킹엄은 시상식 종료 직후 "국가 합창 이벤트는 선수와 관중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개최지 런던이 준비한 여러가지 선물 중 하나였다. 위대한 챔피언들을 위해 그들의 언어로 된 국가를 불러주는 것이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수준 높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특별한 애국가'를 선사 받은 김연아 또한 "이런 경험이 한 번도 없어서 처음에는 많이 놀랐다"면서도 "외국인이 한국말로 노래하는 애국가는 또 다른 감동이 있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일간스포츠 송지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