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 None But The Lonely Heart 》
괴테의 詩와 차이콥스키의 歌曲
None But The Lonely Heart _ Isaac Stern, violin
독일의 대문호 괴테와 러시아의 별로 불리는 낭만주의 작곡가 차이콥스키가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면 두말 할 여지가 있겠는가.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로 번역되는 이 곡은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24-1832)가 22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빌헬름 마이스터의 방랑시대(Wilhelm Meister's Wanderjahre)" 중의 시 "미뇽의 노래(Mignonslied)"에 차이콥스키(Pyotr Il'ich Tchaikovsky, 1840-1893)가 곡을 붙인 우수와 서정미 넘치는 아름다운 가곡이다. "Six Romances for Voice and Piano, Op.6" 중의 마지막 곡으로 차이콥스키가 29세때인 1869년에 지어 당대의 소프라노 알리나 흐보스토바(Alina Khvostova, 1846-1904)에게 헌정되었다. 그녀는 차이콥스키의 가곡을 주로 부른 음악적 동반자였다. 위 동영상으로 듣는 바이올린은 전설적인 유태계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Isaac Stern, 1920-2001)의 연주인데 곡의 정서를 빼어나게 표현했다. 아래에 소개하는 성악곡들은 더욱 감동스럽다.
괴테의 詩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Nur wer die Sehnsucht kennt by Goethe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내 아픔을 알리라! 나는 외로이 슬픔에 잠겨서 아득한 저 하늘 가없이 바라보누나 아! 나를 사랑하고 아는 님은 저 멀리 있나니 눈앞은 캄캄하고 가슴은 타들어 가는구나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내 아픔을 알리라!
|
Nur wer die Sehnsucht kennt, Weiß, was ich leide! Allein und abgetrennt Von aller Freude, Seh ich ans Firmament Nach jener Seite. Ach! der mich liebt und kennt, Ist in der Weite. Es schwindelt mir, es brennt Mein Eingeweide. Nur wer die Sehnsucht kennt, Weiß, was ich leide!
|
None but the lonely heart Can know my sadness Alone and parted Far from joy and gladness Heaven's boundless arch I see Spread about above me O what a distance dear to one Who loves me My senses fail A burning fire devours me None but the lonely heart Can know my sadness
| |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내 아픔을 알리라"...사랑이든 무엇이든 그리워한 적이 있는가. 그리움은 아픔이고 외로움이지만 그리움 없는 삶은 소진(消盡)이고 공허(空虛)가 아니런가.
언젠가 게시판에 소개한 김정운 교수는 이렇게 썼다. "‘그리움’이란 마음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뜻한다. ‘그리움’과 ‘그림’은 어원이 같다고 한다. ‘긁다’라는 동사에서 그림, 글, 그리움이 모두 나왔다는 것이다. 종이에 긁어 새기는 것은 글과 그림이 되고, 마음에 긁어 새기는 것은 그리움이 되는 것이다. 머릿속에 그림을 그린다는 의미로 보자면, ‘그리움’과 ‘생각’은 같은 단어다. 살면서 도무지 그리운 게 없다면 아무 생각 없이 산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멍하니 지내는 것은 도무지 그리운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내 삶의 어느 순간부터 가슴 시린 그리움의 감정이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 남는 것은 그저 쓸쓸함 뿐이다."....."이럴 때는 의도적으로, 아주 처절하게 고독해 보는 것도 훌륭한 대처 방법이다. 어디든 혼자 떠나는 거다. 고독해야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되고, 누군가를 그리워해야 생각이 풍요로워진다."
그리움을 아는 자는 희망이 있다. 늙었다고 할 일 다했다고 아무 생각없이 축 늘어지지 말고 괴테의 시를 읽자, 차이콥스키의 가곡을 듣자, 그리운 것들을 그리워하자, 가슴 저리게 그리워하자!! 그리고 김소월의 詩도 한번 읊어보자..."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None But The Lonely Heart _ David Garrett, violin
None But The Lonely Heart _ Placido Domingo, ten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