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來香(예라이샹) - 周賢美(주현미)

by 일마레 posted Jun 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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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래향(夜來香)은 학명 Cestrum nocturnum L.의 가지과 상록관목으로 열대아메리카와 서인도제도 등이 원산지다. 한자로 夜來香, 夜香花, 素淸花, 영자로는 Night-Jessamine, Night-Blooming Jessamine으로 불린다. 1년  내내 꽃이 피고 향기가 좋아 사랑 노래의 소재로 어울린다. 타이완 태생의 유명한 중국인 여가수 등려군(鄧麗君, 1953-1995)이 불러 아시아 지역에서 크게 히트했는데, 중국어에 능통한 중국계 한국 가수 주현미도 아주 유연하게 잘 부른다. 아래는 야래향 꽃에 관한 글로 웹에서 인용했다. 


밤에 향기를 낸다 해서 야래향(夜來香)이라고 한 꽃은 실상 꽃답지가 않다. 그런데 혹(惑)하지 않을 수 없는 그 향기도 향기려니와, 꽃이름에 더 마음이 사로잡힌다. 말없이 곁으로 다가서는 정인(情人)의 기척을 느끼게 하고, 멀리서 찾아오는 반가운 손(客)처럼 마주하게도 한다. 무념(無念)히 다가서게 하는 이름이며, 마력(魔力)의 향기로 사람을 끄는 꽃이다.

매력 있는 이름이 이보다 더 있을 수가 없다. 선영의향(扇影衣香)―은은한 미인들을 연상케 하고, 중국이 원산이어서 그런가, 대륙의 풍정(風情)에 잠기게도 한다. 호궁(胡弓)의 애련한 엘레지가 들려오는 듯도 하여, 역시 대륙의 꽃 능소화(凌宵花), 협죽도(夾竹桃) 등에 어우러져 환상의 나라로 이끄는 이름이다. 그리하여 서시(西施)와 양귀비(楊貴妃)의 거실 곁으로도 인도를 한다.

낮에 다투어 피는 꽃 중에, 야래향은 무슨 일로 밤에 피어나는 것일까. 전설이 있음직하다. 박색(薄色) 여인의 한(恨)일 듯 싶다. 남정(男丁)을 사로잡기 위해 향기의 침실을 꾸렸음인가. 야래향은 땅거미와 더불어 피기 시작하다가 동이 트고 날이 밝기 시작하면, 밤내 뿜던 향기를 거두고 꽃을 오므린다. 한 그루의 꽃이면 여름밤 집 안팎을 향내로 메운다. 난향(蘭香)처럼 점잖아서 가볍지 않고, 백합같이 칙칙하지 않아 천박하지 않다. 국화가 서리를 오기(傲氣)로 피어내 일품이기는 하나, 그 향은 야래향에 댈 수 없다. 섣부른 프랑스제 향수도 이에 못 미친다.

한 가지 험이 있다면, 꽃으로는 등외품(等外品)이다. 화사하네 요염하네 따위의 형용은 가당치 않아 아예 꽃이 되지 않는다. 활짝 피었을 때라야 4∼5미리 정도의 크기이고, 연록색 빛깔은 꽃빛이 아니다. 모양은 나팔꽃 형태이나, 자질구레해서 볼품이 없다. 버들잎 같은 잎새여서 가지는 흡사 버드나무. 요염스러워 가볍게 보이는 꽃들에 대면, 야래향은 몸매무시와는 무관한 여인의 모습을 한 꽃이다. 이 구석 저 구석을 들여다봐도, 야래향보다 향기로울 게 없으니, 이름에 이끌리고 향기에 붙들려, 밤마다 만나는 꽃이 야래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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