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61 Beethoven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61
[ 제2악장 Larghetto & 제3악장 Rondo Allegro ] 클라라 주미 강(Clara-Jumi Kang) / 서울시향과 협연, 지휘 정명훈 2013.5.24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지난 5월 '베토벤 어게인(Beethoven Again)'을 내걸고 펼친 전국 순회 연주회의 마지막 8번째 공연(5월 24일 서울 예술의전당)의 레퍼토리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 그리고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베토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작품 61)은 서정성과 장중함을 겸비한, 언제 들어도 감흥이 좋은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란 수식어가 걸맞는 걸작이다. 이 곡이 작곡된 1809년 32세 때는 피아노 협주곡 제4번, 교향곡 제4번, 라주모프스키 현악 4중주 등을 차례로 탄생시키며 이른바 '걸작의 숲'을 유유히 거닐던 젊은 베토벤의 패기만만한 황금기였다. 정명훈 지휘로 이 곡을 협연한 26세 클라라 주미 강은 최근 수년간 눈부신 성장을 한 신예 여류 바이올리니스트로, 그녀의 무대를 처음 대면하는 기대로 마음이 설렜다. 작지않은 키에 서구적인 외모, 연한 아몬드색 드레스의 그녀는 매우 고혹적이었고 연주 내용도 진지하고 깔끔해 보였다. 다소 긴장된 감이 없지 않았으나 오케스트라와 호흡이 잘 맞았고, 특히 카덴차에서의 자신감 넘치는 연주가 인상 깊었다. 어느 전문가의 말처럼, 차세대를 대표할 연주자로 선두를 달리는 그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타고난 천재성과 끝없는 노력으로 불운의 사고를 극복하고 이 시대 새로운 음악 퀸의 존재를 알린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은 한국인 부모 사이에 1987년 독일 만하임에서 태어났다. 세 살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시작하였고, 네 살에 최연소 나이로 만하임 국립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해 발레리 그라도프를 사사했다. 다섯 살에는 함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데뷔연주를 가졌고 그 해 뤼베크 음대에서 자크하크 브론을, 일곱 살에는 줄리어드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해 이착 펄만과 나이젤 케네디, 사라 장을 길러낸 도로시 딜레이를 사사하였다.
이후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크리스토프 포펜을 사사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을 사사하며 예술사와 전문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2012년 뮌헨 음대에서 크리스토프 포펜을 다시 만나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는 중이다. 클라라 주미 강이 최근 2년 동안 보여준 성과는 실로 놀랍다. 2010년 9월,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라 불리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의 우승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 해 6월에는 일본 센다이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함으로써 이미 그녀의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하였다. 2009년 4월 제 5회 서울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의 우승 이후 참가하는 콩쿠르마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저력을 보여줬다. 2009년 하노버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2위, 2007년 티보르 바르가 콩쿠르에서 3위 입상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얻어낸 결과이다. 클라라 주미 강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니스 필, 애틀란트 심포니, 서울시향, 부천시향, 경기 필, 광주시향, 강남 심포니 등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한국에서는 8살 나이에 예술의전당에서 코리아 챔버 앙상블과 모차르트 협주곡 5번으로 첫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는 이미 몇 장의 음반 녹음 경험이 있다. 9살에는 그의 형제들과 함께 녹음한 베토벤 3중 협주곡을 텔덱 레이블로 발매하였다. 1998년 봄 12살 생일 직전,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은 클라라의 연주를 듣고 매료되어 협연 약속까지 하지만 불의의 손가락 부상으로 모든 일정이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유니버설 뮤직과 음반 계약을 맺고 2011년 11월 데뷔 앨범으로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비르투오조 작품집, 모던 솔로>를 발매하였다.
2011년 1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에번스 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고, 4월부터 미국 8개 도시 투어를 마쳤다. KBS교향악단, 부천 필과 협연하였고, 11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드레스덴 카펠졸리스텐과 협연하였다. 이어 2012년에도 미국과 아시아를 오가며 히로시마 심포니, 뉴저지 심포니, 인디애나폴리스 심포니, 나고야 필, 큐슈 심포니, 산타페 심포니, 타이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였고, 도교와 센다이 등에서 리사이틀을 가졌다. 특히 5월에는 뉴욕 카네기홀 (스턴 오디토리움)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리사이틀을 가졌다. 10월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 홀에서 블라디미르 페도셰프가 지휘하는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심포니와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을 연주하였다. 한편 2013년 1월에는 제7회 대원음악연주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그는 조세프 깅골드가 사용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있다. (음악칼럼니스트 황장원의 해설에서 인용)
Clara-Jumi Kang / Wieniawski Faust Fantasie (Part 1) at the Joseph Joachim Violin Competition 2009 in Hannover (Thomas Hoppe, piano)
《e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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