音樂은 흐르는대로 내버려두자 저무는 해와 같이 나의 앞에는 灰色이 뭉치고 凝結되고 또 주먹을 쥐어도 모자라는 이날 또 어느날에 나는 춤을 추고 있엇나보다
불이 생기어도 어제ㅅ날의 歡喜에는 이기지 못할 것 누구에게 할 말이 꼭 있어야 하여도 움지기는 마음에 刑罰은 없어저라
音樂은 아주 險하게 흐르는 구나 가슴과 가슴이 부디치여도 소리는 나지안을 것이다
단단한 가슴에 音樂이 흐른다 단단한 가슴에서 가슴으로 다리도 없이 집도 없이 가느다란 곳에는 가시가 있고 살찐 곳에는 물이 고이는 것이다
나의 音樂이여 지금 다시 저-기로 흘러라 몸은 언제나 하나이였다 물은 나의 얼골을 비추어주었다
누구의 音樂이 悽慘스러운지 모르지만 나의 서름만이 立體를 가지고 떠러져 나간다 音樂이여
※ 2005년에 새로 발굴된 저항시인 김수영 시인의 초기시라고 합니다. 1950년 <민주경찰> 통권 21호에 발표된 글을 방민호 님이 찾아내어 계간 <서정시학> 2005년 여름호에 실은 詩 <音樂> 전문입니다. 맞춤법은 쓰여있는 그대로를 옮겼습니다.
◇ 김수영(金洙瑛, 1921~1968 서울) 선린상고 졸, 도쿄대학 상대 중퇴. 1947년 <예술부락> 동인지에 시 <묘정의 노래> 발표 등단. 1958년 제1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1981년 김수영문학상 제정. 시집으로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달나라의 장난>, <거대한 뿌리>, <주머니 속의 시>, <달의 행로를 밟을 지라도>, <김수영전집>,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사랑의 변주곡>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