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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ine Muses /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9명의 여신들(그리스 신화)



음악가들의 사랑이야기

음악 속에는 사랑이 있고 인생이 있다. 환희와 열정이 있고 슬픔과 고통이 있다. 사랑의 느낌을 오선지에 담아내는 작곡가의 정서는 참으로 다양하다. 사랑에서 영감을 얻어 그 기쁨을 작품 속에 녹이기도 하고, 그 번뇌를 작품으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음악만큼 멋진 사랑을 하는가 하면 평생을 순정한 사랑으로 외롭게 지새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사랑에서 얻어지는 영감이 음악을 더욱 다채롭고 풍요롭게 해 준다는 점이다. 음악가의 사랑이야기는 그 음악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될 수가 있다.


     
Haydn                Mozart                        Listz                   Chopin



'교향곡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1732-1809, 오스트리아)은 불행하게도 소크라테스처럼 가장 심한 악처를 만난 보기 드문 경우에 속한다. 하이든은 두 자매에게 음악을 가르쳤는데 그 중 동생인 테레제를 좋아했다. 그런데 프로포즈 직전에 그녀는 수도원으로 들어가버리고, 낙담한 하이든은 언니 마리아와 아무 생각없이 결혼해버렸다. 하이든보다 3년 연상인 그녀는 얼굴도 못생기고 다혈질인데다가 집안 살림살이는 내팽겨치는 그런 여자였다. 하이든이 열심히 쓴 악보를 포장지로 쓰는가 하면, 머리카락 마는 종이로 구겨버리기까지 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 오스트리아)도 하이든처럼 꿩 대신 닭을 선택한 경우다. 독일에서 음악활동을 하며 베버('마탄의 사수' 작곡가)의 조카 딸 알로이자와 열렬한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는 결국 다른 남자에게 가버렸다. 큰 충격에 빠진 모차르트를 위로해주고 결혼까지 한 여자는 알로이자의 동생 콘스탄체였다. 흔히 철이 없고 낭비벽이 심한 악처라는 평판을 들었지만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그녀의 사랑이 있었기에 모차르트의 수많은 걸작들이 나올 수 있었다. 추운 겨운날, 모차르트 집에 땔감이 없어 콘스탄체를 꼭 끌어안고 밤새 춤을 추며 추위를 견뎠다는 가슴 뭉클한 일화도 있다.

피아노의 거장 프란츠 리스트(1811-1886, 오스트리아)는 소문난 바람둥이였다. 당시 리스트의 인기는 전유럽에서 대단했다. 마치 요즘의 아이돌 그룹처럼 빼어난 용모와 화려한 실력으로 뭇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연주할 때에는 항상 피아노 위에다 장갑을 벗어두었다가 끝나면 장갑을 그냥 남겨놓은 채 퇴장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면 그 장갑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귀부인들이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화려한 여성 편력을 가졌던 리스트이지만 정식 결혼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리스트와 친하게 지냈던 프레데릭 쇼팽(1810-1849, 폴랜드) 은 리스트의 소개로 시가를 물고 남장을 하고 다닌 여류 문학가 조르주 상드를 알게 되고 음악사에 길이 남을 애절한 사랑을 꽃피우게 된다. 어느날 리스트가 무대의 불을 끈채 캄캄한 속에서 연주를 하였다. 어둠 속에서도 실수 한번 없이 완벽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음악이 끝날 무렵 무대 뒷편에서 조르주 상드가 촛불을 받쳐들고 무대 앞으로 걸어왔다. 관객들은 '역시 리스트야' 하면서 감탄했는데 밝은 상태에서 확인한 연주자는 리스트가 아니라 쇼팽이 아닌가. 이 연주 이후 쇼팽은 파리에서 선풍을 일으켰고, 상드와의 사랑도 깊어지게 되었다. 이런 쇼팽에게도 첫사랑은 있었다. 바르샤바 오페라 하우스의 프리마돈나 콘스탄스 글라도브스카와의 사랑을 담아 그녀에게 헌정한 피아노 협주곡 두 곡이 있다.


     
     Wagner              Schumann                   Brahms               Tchaikovsky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 독일) 역시 선배인 리스트와 친하게 지냈는데 나중엔 장인과 사위의 관계로 발전하였다. 리스트의 딸 코지마는 원래 지휘자 뷜로우와 결혼하였다. 뷜로우는 바그너에게 음악을 배웠던 제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코지마는 바람둥이 바그너와 친해져 그의 아이까지 낳게 되고 5년 후엔 결혼도 하였다. 바그너도 장인인 리스트 못지않게 여러 유부녀들과 사귀는 등 꽤 복잡한 여성 관계를 가졌다.

음악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역시 로베르트 슈만(1810-1856, 독일)과 클라라(1819-1896, 독일), 그리고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 독일)의 순정적인 40년 짝사랑이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법정 소송까지 치른 끝에 슈만과 결혼한 클라라는 당대 최고의 여성 피아니스트였다. 결혼식 다음날 슈만은 일기장을 아내에게 선물로 사주며 서로 음악과 사랑을 나누었다. 두 사람이 스무살의 브람스 청년을 만난 건 하나의 사건이었다. 당시 클라라가 서른 넷, 슈만의 나이는 마흔셋이었다. 슈만이 정신병을 앓게 되자 브람스는 온 정성을 다해 클라라를 도왔고 슈만이 죽은 후 솔직한 사랑의 감정을 편지에 담아 전했다. 40여년을 애절하게 사모하고 기다렸건만 끝내 브람스와 클라라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다. 클라라 때문에 평생 결혼도 하지 않았던 망부석같은 브람스에게도 한때 사랑했던 다른 여인이 있었다. 아가테라는 유명한 소프라노 가수였는데 슈만이 죽은 후 클라라를 향한 연정이 더욱 무르익을 무렵, 아가테가 브람스에게 청혼을 하였다. 그러나 브람스는 이를 거절하였고 아가테는 그 후 20년이 넘도록 결혼을 하지 않았다. 브람스가 작곡한 '아가테(Agathe) 6중주곡'에는 그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흔적을 남겼다. 1악장 제일 마지막 부분이 "A-G-A-D-H-E (라-솔-라-레-시-미)"를 애절하게 두 번 부르며 끝을 맺는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 러시아)와 9살 연상의 폰메크 부인과의 13년간 1200여 통의 연애편지도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이야기이다. 서로 만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차이콥스키를 도와주었던 부유한 미망인 폰메크는 가난한 차이콥스키가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물질적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의 우정은 점차 사랑으로 발전하였지만 이뤄지지는 못했다. 이 사랑이 맺어질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차이콥스키가 동성연애자였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Furtwängler              Karajan             Casals                 Callas


베르린필의 지휘봉을 오래 잡았던 카라얀 이전에 제3대 상임지휘자였던 빌헬름 푸르트뱅글러(1886-1954, 독일)는 두번의 결혼을 했는데 마지막 부인인 엘리자베스 푸르트뱅글러는 아직 생존해 있다고 한다. 푸르트뱅글러가 살아 있다면 올해 127세인데 그 부인이 아직 숨쉬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긴 하다. 1941년 29세 나이로 55세의 푸르트뱅글러와 결혼한 그녀는 푸르트뱅글러가 서거한지 59년이나 되는 긴 세월을 결혼도 하지 않고 그의 미망인으로 살아온 것이다.

푸르트뱅글러의 뒤를 이은 베를린필 제4대 상임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1908-1989, 독일)은 20세기 클래식계의 황제로 불렸다. 그의 사랑 또한 만만치가 않았다. 1958년 50세 나이에 그의 세번째이자 마지막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 상대는 30살 아래의 엘리에테 무레(엘리에테 폰 카라얀)로 프랑스 출신의 잘 나가던 크리스천디올 패션모델이었다. 1938년생으로 불과 만 20세의 어린 나이였다. 이후 카라얀이 어딜 가든 동행하며 주목을 받았고 자식이 없던 카라얀에게 두 딸을 낳아주었다. 첫째딸 이사벨 카라얀은 연극배우로 활동하기도 하고 독일의 드라마에서 조연급으로 가끔 얼굴을 비추고 있으며 막내딸인 아라벨 카라얀은 불가리아에서 락그룹 "Please shut up"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엘리에테는 카라얀 사후 결혼하지 않고 카라얀 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음악가 중에서 뭇 남성들의 가장 큰 부러움을 살만한 사람은 첼로의 성자로 불리우는 파블로 카잘스(1876-1973, 스페인)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로 평가 받는 카잘스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조곡을 발견하여 평생 정리하고 초연하였다. 그는 평생 첼로에 빠져 80세까지 독신으로 살다가 1956년 80세의 나이에 초혼을 하게 되는데 신부는 불과 20세의 제자인 마르티타 몬테스입이었다. 카잘스는 60살이나 젊은 아내를 얻으면서 100세까지 살겠노라고 호언장담했는데, 실제로 1973년 97세까지 살았으니 거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첼로와 함께 카잘스의 상징이 된 파이프 담배를 그토록 즐겼음에도 천수를 누렸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또 다른 제자인 피아니스트 유진 이스토민에게 자신의 부인과 카잘스 음악제를 잘 돌봐줄것을 당부하였다. 1975년 이스토민은 카잘스 미망인과 결혼하고 카잘스 음악제를 지금까지 잘 이끌어오고 있다.

음악가의 사랑 이야기에서 마리아 칼라스를 빼놓을 수는 없다. 20세기의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1923-1977, 미국)는 오페라 무대에서는 불꽃같이 치열하고 당당했어도 사랑에서는 끝내  쓰디쓴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1949년  26세의 나이에 23살 연상인 후견인 메네기와 첫 결혼하면서 소프라노로 탄탄대로를 걷지만 이 결혼은 1959년의 파리에서 그 유명한 바람둥이 오나시스(1906-1975, 그리스)가 칼라스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의 일이었다. 그리스계인 칼라스가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와 사랑에 빠진 것은 돈때문만이 아니었음은, 오나시스가 케네디의 미망인 재클린과 결혼하자 절망하면서 거의 자포자기에 이르렀고, 1975년 오나시스의 사망소식을 듣고는 2년간 칩거에 들어갔다가 결국엔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는데서 알 수 있었다. 세기의 소프라노로 정상을 누렸지만 사랑에 실패한 비련의 여인으로 그녀를 기억하게 되는 이유다. (일부 인용)





브람스 현악6중주 No.1, 제2악장(브람스의 눈물)
Isaac Stern(violin), Pablo Casals(cello) 등


《e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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