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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좌)과 ‘자유를 위한 송가’ 앨범(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Choral)'
베토벤이 꿈꾸고 번스타인이 완성한 자유


클래식사(史)에는 수많은 작곡가들이 있다. ‘신동’도 있고, ‘음악의 아버지’ ‘음악의 어머니’도 있으며 ‘교향곡의 아버지’ ‘가곡의 왕’ ‘피아노의 시인’도 있다. 그런데 유일하게 다른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작곡가가 있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그에겐 ‘악성(樂聖)’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다닌다. 사람을 넘어서는 존재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로 베토벤은 모두 9개 교향곡을 남겼다. 이들은 하나같이 ‘교향곡’ 장르를 대표하며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평가된다.

8번까지의 교향곡을 작곡한 후 베토벤은 음악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그렸지만 무언가 2% 부족한 갈증을 느꼈다. 베토벤이 찾아낸 해답은 바로 ‘인성(人聲)’이었다. 그가 가장 아름답다 결론 내린 것은 그 어떤 악기도 아닌, 사람의 소리, 그것이었다. 그 고민을 풀어버린 작품이 교향곡 9번 ‘합창(choral)’이다. 베토벤이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했던 작업은 사람의 소리를 표현할 가사를 찾는 것. 베토벤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작품에 꼭 사용하고 싶었던 실러(Friedrich von Schiller)의 시 ‘환희의 송가(Ode to Joy)’를 선택했다.

저마다의 소리로 떠들어대는 듯한 오케스트라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베이스 독창자가 일어나 “오, 벗이여! 이런 곡조는 아니오! 더 즐겁고 환희에 찬 곡조를 노래합시다!”라고 선창한다. 뒤이어 등장하는 환희의 선율, 이어지는 터키풍 행진곡과 느리고 장중한 음악, 소나타와 협주곡 형식 등이 합쳐지며 거대한 음악적 통일이 성취된다. 마침내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환희의 송가를 통해 청중은 모두 하나가 된다.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는 1989년 베를린 성탄절에 ‘자유의 송가(Ode   to Freedom)’로 탈바꿈한다. 그해 11월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면서 통일국가 독일이 탄생했기 때문. 이를 기념하기 위해 베를린 샤우스필하우스(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축하 공연이 열렸다. 이때 지휘봉을 잡은 이는 미국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이었다.

번스타인은 제4악장의 합창부분 중 ‘friend(freunde)’를 ‘freedom(freiheit)’으로 바꿔 부를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서 가수들과 합창단은 모두  ‘freiheit’로 바꿔 불렀고, 결국 ‘자유의 송가’로 정리됐다. 베를린 장벽 붕괴의 힘, 동독의 자유, 통일,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소망하고 기념하는 데 있어서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베토벤은 9번의 악보 중간에 ‘백만인이여, 서로 껴안으라(seid umschlungen, Millionen)’라고 써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번스타인은 이 정신을 정확히 꿰뚫어 봤다. 이 거장 지휘자는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은 채 모든 힘을 짜내 교향곡 연주를 이끌었다.

역사적인 연주를 마친 10개월 후 번스타인은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그가 지휘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지휘하던 모습을 오래도록 잊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 겹쳐지는 ‘악성’ 베토벤. 불멸의 예술은 이렇게 완성됐다.

▶ 감상을 원한다면…
* CD  Ode to Freedom(자유를 위한 송가) - 베를린 기념 콘서트, Universal
* DVD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 베를린 장벽 붕괴 기념 콘서트, 번스타인,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외, Medici Arts


[최영옥 음악평론가]





Beethoven's Symphony No.9 (Choral / Ode To Freedom)
Leonard Bernstein's Freedom Concert in Berlin, 1989
(1:33:51 전곡)




Beethoven's Symphony No.9 (Choral) 제4악장
정명훈 지휘,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예술의전당,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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