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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1979) _ 작사·작곡·노래  최백호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우리 세대 최백호라는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부수수한 머리와 성긴 턱수염으로 어딘가 삶에 지친듯한 모습의 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는 흘러간 청춘시절의 아득한 향수와 더불어 인생의 허망함을 애절하게 느끼게 한다. 트로트가 아닌 탱고 리듬 멜로디에 실은 우수(憂愁)의 로맨티즘으로 압도해 온다.

우리 나이와 10년 남짓 차이나는 최백호(1950년생)지만 '낭만을 위하여'의 노랫말을 들어보면 거의 같은 시절을 살아왔다는 공감을 갖게 된다. "궂은 비 내리는 날 /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의 옛날식 다방은 아침엔 계란 노른자위를 얹은 모닝커피, 저녁엔 국산 도라지 위스키 한잔의 메뉴가 정석이었고,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 실없이 던지는 농담사이로 / 짙은 색소폰 소리"를 들어보는 게 가파른 일상의 한토막 여유였다. 서구식 커피샵이 넘쳐나는 요즘 거리에서 옛날식 다방은 찾아보기 힘들고, 옛날식 모닝커피와 텁텁한 도라지 위스키도 이젠 기억 속에서만 맛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노래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 왠지 한곳이 비어 있는 내 가슴이...", 그리고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에 이르면 애상(哀傷)과 회한(悔恨)의 아릿한 감흥에 빠져들게 된다. 부산 동래 출신의 최백호가 고교시절 통학열차칸에서 만난 소녀를 연모했던 첫사랑 사연은 어느 누구나의 추억 속에도 남아 있을 것이다. 실연의 아픔을 "실연의 달콤함"으로 회상하는 것은 "이제와 새삼 이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런가.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 낭만에 대하여..." 속절없이 흘러가 버린 세월 속에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낭만시대를 빛바랜 흑백사진으로 보는듯한 이 노래를 들으며 비어있는 내 가슴에 잊혀진 세월을 담는다.





《e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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