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음악살롱 > 음악살롱
 
조회 수 87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낭만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1979) _ 작사·작곡·노래  최백호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우리 세대 최백호라는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부수수한 머리와 성긴 턱수염으로 어딘가 삶에 지친듯한 모습의 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는 흘러간 청춘시절의 아득한 향수와 더불어 인생의 허망함을 애절하게 느끼게 한다. 트로트가 아닌 탱고 리듬 멜로디에 실은 우수(憂愁)의 로맨티즘으로 압도해 온다.

우리 나이와 10년 남짓 차이나는 최백호(1950년생)지만 '낭만을 위하여'의 노랫말을 들어보면 거의 같은 시절을 살아왔다는 공감을 갖게 된다. "궂은 비 내리는 날 /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의 옛날식 다방은 아침엔 계란 노른자위를 얹은 모닝커피, 저녁엔 국산 도라지 위스키 한잔의 메뉴가 정석이었고,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 실없이 던지는 농담사이로 / 짙은 색소폰 소리"를 들어보는 게 가파른 일상의 한토막 여유였다. 서구식 커피샵이 넘쳐나는 요즘 거리에서 옛날식 다방은 찾아보기 힘들고, 옛날식 모닝커피와 텁텁한 도라지 위스키도 이젠 기억 속에서만 맛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노래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 왠지 한곳이 비어 있는 내 가슴이...", 그리고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에 이르면 애상(哀傷)과 회한(悔恨)의 아릿한 감흥에 빠져들게 된다. 부산 동래 출신의 최백호가 고교시절 통학열차칸에서 만난 소녀를 연모했던 첫사랑 사연은 어느 누구나의 추억 속에도 남아 있을 것이다. 실연의 아픔을 "실연의 달콤함"으로 회상하는 것은 "이제와 새삼 이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런가.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 낭만에 대하여..." 속절없이 흘러가 버린 세월 속에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낭만시대를 빛바랜 흑백사진으로 보는듯한 이 노래를 들으며 비어있는 내 가슴에 잊혀진 세월을 담는다.





《esso》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2 조용히 듣고 싶은 고향노래 곽준기 2014.02.14 96
691 "불어라 봄바람" 허영옥 2014.02.14 115
690 아름다운 봄의 소리 안장훈 2014.02.14 129
689 러시아 민요 3곡 / 러시아 붉은군대 합창단(Russian Red Army Choir) 이희복 2014.02.15 91
688 日本 엔카의 여왕 미소라 히바리(美空ひばり) 最後의 映像 / 흐르는 강물처럼(川の流れのように) 윤형중 2014.02.16 73
» 낭만에 대하여 - 최백호 한구름 2014.02.16 87
686 비틀즈의 명곡 Let It Be (Variations for Guitar) / 추가열 노래, 함춘호 반주 전수영 2014.02.17 85
685 심사위원도 청중도 울려버린 60대 홀아비의 노래 오장환 2014.02.18 99
684 마음을 다스리는 편안한 클래식 김우식 2014.02.18 182
683 뜨거운 안녕 - 쟈니리 김영원 2014.02.20 74
682 봄을 기다리는 노래 / 모차르트의<봄노래>와 우리가곡<강 건너 봄이 오듯> 2 이태식 2014.02.20 122
681 혼자 듣는 조용한 야상곡 10곡 모음 김직현 2014.02.22 102
680 아다지오를 사랑하는 님들을 위하여 - 쇼팽의 아다지오 - 김혜숙 2014.02.22 97
679 I will walk with my love 홍순진 2014.02.22 148
678 피겨여왕 김연아의 소치 2014 작별의 곡 /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Adiós Nonino) 일마레 2014.02.23 117
677 한국남성합창단의 한국 민요 민병훈 2014.02.25 79
676 쿠쿠루쿠쿠 팔로마(Cucurrucucu Paloma) / 해리 벨라폰테 & 조영남 조동암 2014.02.25 83
675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 1 김철웅 2014.02.26 86
674 봄이 오는 길 - 박인희 곽준기 2014.02.27 90
673 2014 소치(Sochi), 러시아가 선택한 그녀…영원한 클래식의 디바 ‘안나 네트렙코’ 1 허영옥 2014.02.27 96
Board Pagination Prev 1 ... 205 206 207 208 209 210 211 212 213 214 ... 244 Next
/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