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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르는 안나 네트렙코



2014 소치(Sochi), 러시아가 선택한 그녀

영원한 클래식의 디바 '안나 네트렙코'



화려한 겨울축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러시아의 모든 것을 펼쳐 보였다고 평가된 개막식을 빛낸 것은 오늘의 ‘러시아’를 있게 한 예술혼이었다.

소치 개막식을 가장 빛낸 존재는 ‘올림픽 찬가’를 부른 세기의 디바(Diva) 안나 네트렙코(Anna Netrebko, 1971년~)였을 것이다. 현재 런던과 뉴욕, 베를린과 빈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캐스팅 1순위로 꼽는 세계적 스타인 그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열정적인 카리스마로 개막식 열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특히 2005년 잘츠부르크에서 무대에 오른 빨간 원피스, 빨간 하이힐의 안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그의 등장이 얼마나 반가웠을지는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안나의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른다면 2010년 스위스의 취리히에서 열렸던 2018년 월드컵 개최지 발표를 들 수 있다. 발표되던 순간 ‘우라(만세!)’라고 환호성을 외치던, 러시아 유치단의 안나 네트렙코 모습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박지성을 내세웠던 우리나라처럼 스포츠 스타를 내세우는 것이 대세였던 자리에 러시아는 홀연히(?) 세계적인 클래식 스타 안나를 등장시킨 것이다.

안나 네트렙코가 누구인가? 노래와 인기, 미모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소프라노요, 전 세계 오페라극장에 남성 팬들을 대거 몰리게 한 주인공이 아닌가? 마치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우리의 김연아가 떴을 때 그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각국의 인사들이 줄을 섰던 것처럼, 안나의 등장은 러시아가 승리할 수밖에 없음을 증명해 보이는 히든카드였다.

흑해 연안의 매혹적인 도시 크라스노다르에서 태어난 안나는 어린 날 깊은 감명을 받은 셰익스피어의 ‘오텔로’ 때문에 무대에 서는 존재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안나의 승승가도는 화려하게 펼쳐지는데, ‘사랑의 묘약’ ‘돈 조반니’ ‘리골레토’ ‘전쟁과 평화’ 등 셀 수 없이 많은 무대를 팬들의 환호 속에서 이어갔다. 오케스트라 박스로 삼단 같은 머리를 내려뜨린 채 노래해 그야말로 오페라계를 경악시켰던 ‘청교도’도 빼놓을 수 없겠다.

그런 안나를 러시아가 ‘소치 올림픽의 그녀’로 내세운 것은 그러므로 당연한 선택이었으리라. 비록 국적을 오스트리아로 바꾸는 바람에 한때 러시아인들을 대단히 서운하게 했고, 바리톤 어윈 슈로트와 연인이 되는 바람에 슈로트를 전 세계 남성들의 공적(公敵)이 되게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안나는 러시아인들의 자랑이고, 오페라 팬들에게 불멸의 존재인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소치의 그를 본 주변 오페라 팬들의 평이다. ‘너무 살이 쪘다’는 것. 슬픈 일이긴 하다. 하지만 어쩌랴. 40대 중반에 들어선, 중년에 이르면 후덕해지는 경향이 많은 러시아 여성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안나에게서 더 이상 2005년의 빨간 원피스 비올레타를 기대할 순 없을 터.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때의 그를 놓을 수 없는 듯하다. 안나 역시 어찌 답답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평생을 빛나던 시절의 몸매로 살아갈 수도 없는 일.

그래도 안나는 여전히 아름답다. 그 어마어마한 무대를 자신의 것으로 아우르는 열정의 존재감으로써. 힘내라! 안나. 당신은 영원히 우리들의 디바다.


감상을 원한다면…
[CD/DVD] 라 트라비아타 : 2005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안나 네트렙코, 롤란도 비야손,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유니버설뮤직
[CD/DVD] 안나 네트렙코 : 더 우먼 더 보이스, 빈센트 패터슨(감독), 유니버설뮤직

[최영옥 음악평론가]




La Traviata 1막 중 'Sempre libera(언제나 자유롭게)'를 부르는 네트렙코와 비야손
At 2005 Salzburg Festival, conducted by Carlo Rizzi 



빈센트 패터슨 감독 2014 DVD 'Anna Netrebko - The Woman, the Voice' 중에서



Sochi 2014 개막식에서 올림픽찬가(Olympic Hymn)를 부르는 안나 네트렙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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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식 2014.03.02 17:03
    왕년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에 버금간다는 안나 네트렙코는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에다 그 미모는 역대 어느 소프라노도 따라오지 못한다고 했지요.
    이제 43세의 중년의 나이라니 (더욱이 결혼후 후덕해지기 십상이라는 러시아 태생이라니...), 아줌마티는 어쩔수 없는 인간의 조건이 아닌가.
    2년전 출연한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예전의 날씬 상큼하던 모습이 아니어서 무척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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