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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delssohn's Spring Song (Songs Without Words, Book 5, Op.62)
Budapest Strings Ensemble / Bela Banfalvi (vn), Karoly Botvay (vc)





Felix Mendelssohn (1809–1847, Germany)



멘델스존의 <봄의 노래(Spring Song)>

신선하고 설레는 봄의 기쁨



꼭 듣고 싶었던 연주자 LP 음반을 어렵게 구해 가슴에 품고 집으로 돌아오던 시절이 있었다. 길을 지나다 레코드점에서 울려 나오는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선율에 선뜻 발을 떼지 못하고 빠져들던 경험도.

요즘은 어떤가? 워낙 영상 시대가 발달해서 다양한 경로로 연주자의 연주하는 모습을 직접 보며 감상하는 건 그야말로 일(?)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강의 중에 종종 맞닥뜨리는 난감한 상황. 일껏 음악과 연주자에 관해 설명하고 감상을 하자 툭하고 튀어나오는 불평. “연주자가 너무 못생긴 건 아니에요? 몰입이 안 돼요.”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오늘날과 같은 영상 시대의 발달은 약일까? 독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다.

미남, 미녀가 타 분야에 비해 그리 많지 않은 클래식 음악계에서 독일 낭만주의 시대의 작곡가 멘델스존(Mendelssohn)이 오늘날에 존재했다면 분명 큰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재능과 뛰어난 외모, 심지어 부유한 집안까지 해서 소위 요즘 말로 ‘엄친아’였기 때문이다. 멘델스존은 모차르트 다음으로 유명한 신동이었고, 최근에 와서는 모차르트를 잇는 천재로 재조명받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바탕을 둔 부수음악(연극 등에 붙여지는 음악) ‘한여름 밤의 꿈’,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의 하나로 꼽히는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실내악 역사상 굴지의 명작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현악 8중주 E♭장조 등의 여러 걸작을 남겼다.

멘델스존은 음악 역사상 가장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풍요로웠던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다. 또 피아니스트였던 동시에 교육자로 다재다능한 꽃을 피웠다.

그의 음악에서는 어두운 그림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풍부한 감상, 균형과 조화가 잘 잡힌 따뜻한 작품이 특징이다. 그런 그의 따스하고 풍부한 감상이 잘 드러난 작품이 ‘봄의 노래’다. 1844년 작곡된 피아노 독주 작품집 ‘무언가(Lieder ohne Worte)’ 중 5번째 곡인 봄의 노래는 멘델스존이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단순한 형식이지만 아름다운 장식을 적절히 배치했으며, 새로이 시작되는 봄의 신선하고 설레는 기쁨을 잘 표현했다.

‘무언가’란 말 그대로 가사가 없는 노래를 말한다. 재미있는 것은 ‘무언가’를 보는 피아니스트들의 시선이다. 멘델스존의 ‘무언가’는 가곡처럼 또렷한 선율을 담고 있다. 짧지만 완성도가 매우 높은 곡들의 연작이면서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생각해 도전하는 아마추어도 있는 반면, 평생을 두고 해설해야 할 숙제로 여기는 거장들도 있다. 멘델스존이 이 작품을 쓸 당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기 위한 연주곡이 대부분이었던 분위기에 반발해 널리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 연주곡을 부흥시키려고 했다는 점에 해답이 있다.

하지만 듣기에 쉽고 언뜻 편해 보이는 악보라고 해서 간단히 대할 수 없는 것이 멘델스존의 ‘무언가’다. 가벼운 터치, 뛰어난 정음, 감각적이고 섬세한 프레이징, 뛰어난 음악적 균형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봄이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지독한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에 갇혀 여전히 성마른 가슴이 답답한 상황에서 ‘봄의 노래’는 그대로 언 몸을 스르륵 풀어내는 ‘봄’이다.

봄꿈이라도 꿔야 할 것 같다. 인디언 그린의 촉촉하고 싱그러운 봄 하늘 아래서.

▶ 감상을 원한다면…
[CD] 멘델스존 : 무언가 외, 발터 기제킹, 워너뮤직
[CD] 멘델스존 : 무언가, 백건우, 로엔

[최영옥 음악평론가]




Mendelssohn's Spring Song - London Symphony Orchestra



Mendelssohn's Spring Song - 9 Pianists in comparison
[ No.7. Vladimir Horowitz (15:37) ]



Mendelssohn's Spring Song - Tommy Dorsey (Trombonist & Band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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