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리브의 작품 중 유일하게 인기를 끈 오페라 <라크메> 제1막에 나오는 '꽃의 이중창'은 소프라노와 메조 소프라노가 부르는 아름다운 여성2중창이다. '라크메'는 영국통치 아래의 인도 실론 섬을 배경으로 한 점이 특징인데, 1막에서 브라만 승려의 딸 라크메(Lakmé)가 하녀인 말리카(Mallika)와 함께 연(蓮)을 따러 배를 타고 가면서 아버지의 사원 개울가에서 주위의 무성한 나뭇잎과 반짝이는 수면, 아름다운 꽃과 새들을 찬미하는 2중창을 아래와 같은 노랫말로 부른다.
밀집한 둥근 지붕 아래 그곳에는 하얀 쟈스민이 있고 장미들도 함께 어우러져 있네 활짝핀 꽃들로 가득한 강둑에서 아침에 부드럽게 배를 띄우네 아름다운 물결따라 강물의 흐름을 타고 반짝이는 물결위에 한 손이 닿을 듯한 강둑 위에 그 곳에는 원천이 잠들어 있고 새들이, 새들이 노래한다네
'꽃의 이중창'은 그 우아하고 유려한 선율과 아름다운 노랫말로 갈라쇼 무대에 자주 오른다. 소프라노(라크메 역)와 메조 소프라노(말리카 역)가 함께 경쟁하듯 주고 받으며 현란하고 생동감있는 감흥을 주는데, 특히 최근 인기절정의 정상급 두 디바 안나 네트렙코(소프라노)와 엘리나 가란차(메조 소프라노)의 2중창이 팬들의 큰 관심과 박수 속에 상당한 이목을 끌고 있다. 이 곡은 브리티쉬 항공사가 자사 광고의 테마곡으로 사용했고, 영화 "트루 로맨스"에서도 들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CF, OST 로 이 '꽃의 이중창'이 사용되어 친숙하다.
The Flower duet (꽃의 이중창) Anna Netrebko, soprano & Elina Garanca, mezzo-soprano Baden-Baden Opera Gala 2007

작곡가 레오 들리브 (Léo Delibes, 1836~1891, France)
본격적인 예술 발레 음악을 처음으로 작곡했다. 발레를 위해 만든 선구적인 교향곡은 예술음악 작곡가들에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주었고, 차이콥스키를 비롯한 여러 작곡가들의 춤곡에서 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국 취향이 엿보이는 가볍고 우아한 음악은 프랑스 제2 제정시대의 풍조를 반영하고 있다.
들리브는 파리 음악원에서 영향력있는 오페라 작곡가인 아당에게 배운 후, 1853년 테아트르 리리크의 반주자와 1863년 파리 오페라의 반주자로 일한 후 1881년 파리 음악원의 작곡교수, 1884년 프랑스 학술원 회원이 되었다. 들리브는 초기에 오펜바흐를 비롯한 오페레타 작곡가들의 영향을 받아 오페레타 패러디(parody:이미 만들어진 곡에서 선율이나 가사를 차용하여 작곡하는 기법) · 파르스(farce:유머러스하거나 외설적인 내용의 극 중 극)를 만들었다. 또한 밍쿠스와 함께 발레 음악인〈샘 La Source〉(1866)을 작곡해서 성공을 거두자 E.T.A 호프만의 소설을 각색한 〈코펠리아 Coppelia〉(1870)와 신화를 주제로 한〈실비아 Sylvia〉(1876) 같은 대규모 발레 음악을 작곡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또 한편으로는 오페라에 대한 재능을 개발하여 오페라 코미크〈왕은 그렇게 말했다 Le Roi l'a dit〉(1873)를 발표했고, 이어서 정가극〈니벨의 장 Jean de Nivelle〉(1880)과〈라크메 Lakmé〉(1883)를 작곡했다. 유명한 아리아〈종의 노래 Bell Song〉가 있는 걸작〈라크메〉는 참신하고 이국적인 음악으로 동양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교회음악(그는 한때 교회 오르간 연주자로 일했음)과 아름다운 노래도 몇 곡 만들었는데, 그 중〈카디스의 소녀들 Les Filles de Cadiz〉은 비제의 음악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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