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이 있는 詩 ♪♪ 문정희의 '과거 진행형으로 우는 음악' & 막스 브루흐의 '신의 날(Kol Nidrei)'

by 이태식 posted Jul 2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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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진행형으로 우는 음악 _ 문정희


'브루흐'를 듣는다
'브루흐'속에서 사랑을 꺼낸다
그렇게 아팠었구나

음악이 과거 진행형으로 울고 있다
나의 그 어느 기도가 하늘에 닿아
너를 내 앞에 갖다 놓았을까

시작하고 부서지고 돌아오지 않는...
'브루흐'는 나를 피도 없이
피 흘리게 한다

- 문정희 시선집『사랑의 기쁨』(2010) -





Max Bruch's Kol Nidrei _ Mischa Maisky(cello)



클래식 베스트 상위 순번에 빠지지 않는 인기곡 <콜 니드라이>

클래식 베스트 텐 하는 식으로 인기있는 곡 명단이 흔히 있다. 물론 베토벤을 위시한 몇몇 거인들의 작품이 항성처럼 버티고 있지만 그 중 상위 순번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곡으로 거인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게 '조촐한' 막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가 있다. 첼로 독주와 관현악 반주에 따른 환상곡으로 유대교 교리에 기초하여 '신의 날'이라고 번역된다. 애수 어린 선율, 점차 고조되는 악상, 아스라이 사라지듯 마무리되는 종반부의 느낌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작가 최인호가 월간『샘터』에 연재한 소설 '가족'을 보면 <콜 니드라이>에 관한 대목이 나온다. 지금은 아기 엄마가 된 작가의 딸 다혜의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인데, 어느날 다혜가 이유없이 펑펑 울고 있더란다. 깜짝 놀라 까닭을 물어보니 라디오에서 방금 흘러나오는 곡이 너무 슬퍼서란다. 극성스럽게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방금 나온 곡을 물어보니 그것이 바로 <콜 니드라이>였다. 어린 소녀를 눈물짓게 만든 선율 <콜 니드라이>의 위력이 놀랍다.

하지만 그 곡을 작곡한 막스 브루흐에 대해 음악사가 내리는 평가는 냉혹하다. 재치는 있으나 그의 시대에 상응하는 개성은 희박하다는 것. 달콤한 감상에 호소하는 점에서는 멘델스존의 열등한 아류에 불과하다고 지적된다. 1838년 독일에서 태어나 82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살아 생전에 모든 영광을 다 누렸던 인물. 합창음악의 대가로 수많은 중창곡과 오라토리오, 칸타타를 남겼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작품은 잊혀졌다. 근대음악이 약동하던 시기에 활동했건만 전세대적인 낭만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브루흐의 보수적이고 구태의연한 음악관이 주된 원인어었다. (김갑수의『음악과 사랑 이야기: 텔레만을 듣는 새벽에』에서 인용)






Max Bruch's Kol Nidrei _ Lynn Harrell(cello)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cond Gilbert Levine


이 공연은 나치의 홀로코스트(대학살) 때 희생된 600만 유대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1994년 4월 7일 바티칸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주도로 열린 최초의 ‘교황 콘서트’
(The Papal Concert to Commemorate the Holocaust)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e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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