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음악살롱 > 음악살롱
 











과거 진행형으로 우는 음악 _ 문정희


'브루흐'를 듣는다
'브루흐'속에서 사랑을 꺼낸다
그렇게 아팠었구나

음악이 과거 진행형으로 울고 있다
나의 그 어느 기도가 하늘에 닿아
너를 내 앞에 갖다 놓았을까

시작하고 부서지고 돌아오지 않는...
'브루흐'는 나를 피도 없이
피 흘리게 한다

- 문정희 시선집『사랑의 기쁨』(2010) -





Max Bruch's Kol Nidrei _ Mischa Maisky(cello)



클래식 베스트 상위 순번에 빠지지 않는 인기곡 <콜 니드라이>

클래식 베스트 텐 하는 식으로 인기있는 곡 명단이 흔히 있다. 물론 베토벤을 위시한 몇몇 거인들의 작품이 항성처럼 버티고 있지만 그 중 상위 순번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곡으로 거인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게 '조촐한' 막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가 있다. 첼로 독주와 관현악 반주에 따른 환상곡으로 유대교 교리에 기초하여 '신의 날'이라고 번역된다. 애수 어린 선율, 점차 고조되는 악상, 아스라이 사라지듯 마무리되는 종반부의 느낌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작가 최인호가 월간『샘터』에 연재한 소설 '가족'을 보면 <콜 니드라이>에 관한 대목이 나온다. 지금은 아기 엄마가 된 작가의 딸 다혜의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인데, 어느날 다혜가 이유없이 펑펑 울고 있더란다. 깜짝 놀라 까닭을 물어보니 라디오에서 방금 흘러나오는 곡이 너무 슬퍼서란다. 극성스럽게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방금 나온 곡을 물어보니 그것이 바로 <콜 니드라이>였다. 어린 소녀를 눈물짓게 만든 선율 <콜 니드라이>의 위력이 놀랍다.

하지만 그 곡을 작곡한 막스 브루흐에 대해 음악사가 내리는 평가는 냉혹하다. 재치는 있으나 그의 시대에 상응하는 개성은 희박하다는 것. 달콤한 감상에 호소하는 점에서는 멘델스존의 열등한 아류에 불과하다고 지적된다. 1838년 독일에서 태어나 82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살아 생전에 모든 영광을 다 누렸던 인물. 합창음악의 대가로 수많은 중창곡과 오라토리오, 칸타타를 남겼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작품은 잊혀졌다. 근대음악이 약동하던 시기에 활동했건만 전세대적인 낭만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브루흐의 보수적이고 구태의연한 음악관이 주된 원인어었다. (김갑수의『음악과 사랑 이야기: 텔레만을 듣는 새벽에』에서 인용)






Max Bruch's Kol Nidrei _ Lynn Harrell(cello)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cond Gilbert Levine


이 공연은 나치의 홀로코스트(대학살) 때 희생된 600만 유대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1994년 4월 7일 바티칸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주도로 열린 최초의 ‘교황 콘서트’
(The Papal Concert to Commemorate the Holocaust)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esso》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32 멋진 재즈 공연을 찾아서 - 찰스 밍구스와 그의 밴드 (1975) - 김혜숙 2014.07.28 89
4431 조아람의 전자바이올린 연주 22곡 [골라 듣기] 전수영 2014.07.28 84
4430 A Thousand Kisses Deep _ Chris Botti 한구름 2014.07.28 82
4429 The Storm - Yanni 민병훈 2014.07.27 88
4428 슈베르트 / 아르페지오네 소나타(Arpeggione Sonata) A단조 D.821 이웅진 2014.07.27 77
4427 Frederic Delarue Collection / 이만큼만 좋아했으면 되려나 . . . 윤형중 2014.07.25 104
4426 신나는 여름노래 모음 안장훈 2014.07.24 135
4425 홀란드 9세 소녀의 오페라 아리아 절창 곽준기 2014.07.24 113
4424 바다로 가자 1 데이지 2014.07.23 124
» ♪♪ 음악이 있는 詩 ♪♪ 문정희의 '과거 진행형으로 우는 음악' & 막스 브루흐의 '신의 날(Kol Nidrei)' 이태식 2014.07.23 125
4422 섬집 아기 - 해금 조혜령 & 노래 주현미 이희복 2014.07.23 95
4421 비의 녹턴(Nocturne, Raining Version) / '팬플룻의 여왕' Dana Dragomir 일마레 2014.07.22 82
4420 세계적 성악가 김동규와 그의 어머니 허영옥 2014.07.21 114
4419 Just The Way You Are - Aiden N Evelyn (Harmonica) 김영원 2014.07.21 69
4418 동영상으로 보는 50~60년대 그리운 팝송(5) 김직현 2014.07.20 69
4417 고향에 찾아와도 - 임수정 조동암 2014.07.19 79
4416 피아노와 쳴로를 위한 시 / 주해리 (첼로) 데이지 2014.07.18 64
4415 비오는 날 듣는 음악 12곡 김우식 2014.07.18 95
4414 아다지오를 사랑하는 님들을 위하여 - 哀愁와 情念의 아다지오 名曲 3편: 알비노니, 바버, & 로드리고 - 김혜숙 2014.07.17 93
4413 사랑의 기쁨 (Plaisir D'Amour) - 소프라노 신영옥 전수영 2014.07.16 86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244 Next
/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