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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의 ‘바다’는 그가 앞장섰던 인상주의 음악의 결과다. 사진은
드뷔시(좌)와 카라얀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앨범(우)



드뷔시의 '바다'

까다롭고 매혹적인 그리고 색다른…


여름이다. 공연 리허설 회의 때 한 스태프의 노트북 화면에 펼쳐진 바다 모습에 잠시 한눈을 팔며 생각한다. 떠나고 싶다고.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세 개의 교향적 스케치 ‘바다(La Mer)’는 이런 더운 날 마음속에 떠오르는 음악이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이다. 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드뷔시의 ‘바다’가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슴속 시원해지는 바다’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바다를 ‘보는 느낌’이 아니라 그 움직임을 한 장 한 장 ‘그려내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순순히 다가가기 힘든 음악이면서도 어렵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드뷔시는 개성이 강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프랑스 예술가였다. 생각하는 음악이 아닌, 감각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그려냈다.

드뷔시의 생각은 1860년대 모네, 고갱, 세잔 같은 파리의 미술가들이 주도하기 시작한 ‘인상주의’에 큰 영향을 받아 꽃피운다. 전통적인 그림의 주제와 기교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그림의 동기와 대상을 찾았던 인상주의 미술. 드뷔시의 음악 역시 비슷한 방향을 잡았다.

‘세 개의 교향적 묘사’라는 부제가 붙은 드뷔시의 ‘바다’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관현악으로 회화적 모습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의 모습을 드뷔시는 3개의 악장으로 묘사했다.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이후 별다른 걸작이 없던 드뷔시가 ‘바다’라는 작품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03년 무렵이었다. 그해 여름 첫 번째 아내였던 릴리 텍시에의 친정인 파리 동남쪽의 비시앙에서 머물며 작곡에 들어갔던 드뷔시는 공교롭게도 이듬해 아내 릴리를 버리고 노르망디 해안의 저지섬으로 도망을 간다. 부유한 은행원의 부인이었던 엠마 바르다크와 함께. 당시 이 사건은 매우 큰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이 때문에 드뷔시는 ‘돈 많은 여자에게 자신을 팔았다’ ‘부자가 된 드뷔시는 이제 좋은 작품을 쓸 수 없을 것이다’라는 비난과 따가운 눈총에 시달려야 했다. 1905년 ‘바다’가 완성될 때는 이미 아내가 바뀌어 있었다.

엠마와 드뷔시의 결혼은 1908년이 돼서야 겨우 인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세상의 악평 속에서 탄생시킨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드뷔시는 어느 때보다 작품 완성도에 신중을 기했다. 당시 드뷔시가 출판업자였던 뒤랑에게 보낸 서신에 ‘바다’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다른 예술에 비해 음악은 자유에 더 많은 중요성을 부여하는데 나는 이 자유를 원한다. 이 자유는 자연의 일정한 법칙에 통제받기보다는 자연과 상상 사이의 미묘한 상호작용 속에서 활동한다.”

드뷔시의 ‘바다’에는 사랑을 옮겨 가면서 음악 작업을 펼친 작곡가의 자유로움과 그것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오케스트라의 세심함이 동시에 녹아들어 있다.

▶ 추천 음반
* (CD) 카라얀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G
* (CD)피에르 불레즈 지휘,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DG

[최영옥 음악평론가]




드뷔시 La Mer (바다) 세개의 교향적 묘사
제1악장 바다 위의 새벽부터 정오까지
Herbert von Karajan, Berliner Philharmoniker



드뷔시 La Mer (바다) 세개의 교향적 묘사, 제2악장 파도의 희롱
정명훈 지휘, 서울시립교향악단 (2009)



드뷔시 La Mer (바다) 세개의 교향적 묘사, 제3악장 바람과 바다의 대화
정명훈 지휘, 서울시립교향악단 (2009)



드뷔시 La Mer (바다) 세개의 교향적 묘사 [1,2,3악장 전곡]
Valery Gergiev 지휘, London Symphony Orchestra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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