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난 안다
- 장 가방 -
내가 사과 세 알만한 꼬마였을 때 난 사나이가 되기 위해 큰 소리로 외치곤 했지. '난 알아, 난 알아, 난 다 알고 있다구!!'
그것이 시작이었고, 그때가 바로 인생의 봄 하지만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난 또다시 말했지. '난 알아, 이번에는 진짜로 알아.'
그리고 오늘,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날들 중에 내가 수없이 걸어온 길들을 되돌아 보네. 그 길들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난 아직도 알지 못하네.
스물다섯 살 무렵 나는 모든 걸 알았었지. 사랑과 열정, 삶과 돈에 대해. 그 중에서도 사랑에 대해서라면 모든 걸 다 해봤지.
생의 한 가운데서 난 또 다른 배움을 얻었지. 내가 배운 것은 서너 마디로 말할 수 있다네. 어느날 누군가 당신을 사랑하고 날씨마저 좋다면 '정말 날씨 한번 좋다' 라고 밖엔 더 잘 말할 수 없다는것을.
생의 가을녘에 들어선 내게 아직도 삶에서 경이로운 것은 그토록 많았던 슬픈 저녁들은 잊혀지지만 어느 행복했던 아침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젊은 시절 내내 ' 난 알아 '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답을 찾으면 찾을수록 알게 되는 건 더 적었지.
지금 내 인생의 괘종시계가 60번을 울렸고 난 아직 창가에 서 있지. 밖을 내다보면서 난 자문해 보네. 그리고 이제서야 난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 삶과 사랑, 돈과 친구들, 그리고 열정에 대해. 그것들이 가진 소리와 색에 대해 결코 알 수 없다는 것을.
이것이 바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의 전부. 하지만 바로 그것을 난 또 알고 있지...
[해설] 장 가방 (Jean Gabin)은1904년 파리의 카페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어머니와 잡지사에서 일하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시멘트 공과 점원, 신문 판매등 여러가지 일을 전전하던 그는 군 생활을 마친 후 노래 투어를 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물랑루즈에서 가수 활동을 했고 <지하실의 멜로디>, <대가족>, <도미니치 사건> 등의 영화에 출연해 장 폴 벨몽도, 알랭 들롱과 함께 프랑스 국민배우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40년간 배우로 활동하다가 1974년 장 룹다봐디의 가사에 필립 그린이 곡을 붙인 "이제 난 안다"라는 노래를 발표, 큰 성공을 거두었다. - 류시화의《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2005》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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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늦은 나이에 불러 크게 성공했다는 이 노래는 처음 듣습니다. 연륜과 이미지에 걸맞는 노랫말도 인상적이군요.
귀한 노래 들려주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