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거칠고, 고집세고, 고독한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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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격렬하고 뜨거운 쇼팽의 음악은 뭘까?” 친분 있는 몇 명의 피아니스트들에게 그렇게 물었다. 대부분 쇼팽의 음악적 원숙기에 쓰여진 소나타 2번과 3번을 꼽았다. 소나타 2번은 3악장에 ‘장송행진곡’을 배치해 ‘장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곡. 특히 1악장 첫 주제 부분에서 반주처럼 등장하는 저음부의 맥박이 뜨겁다. 호로비츠의 62년 녹음,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74년 녹음(DG)을 권한다. 쇼팽이 세상을 떠나기 5년 전 작곡한 소나타 3번은 규모가 웅장하고 구성도 치밀한 걸작. 마치 망치로 머리를 때리듯이 시작하는 1악장 첫 주제의 에너지가 압도적이다. 어느덧 60대 후반에 이른 아르헤리치가 65년 쇼팽콩쿠르 우승 직후에 내놨던 음반(EMI), 혹은 2년 후의 재녹음(DG)은 그 격렬한 에너지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Sonata for Piano No.2 in B flat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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