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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이었던 헨델은 영국에서 성공하며 영국으로 귀화했다.
사진은 헨델과<왕궁의 불꽃놀이>가 담긴 앨범(작은 사진)



불꽃으로 시작하는 새해

헨델 <왕궁의 불꽃놀이>


클래식 음악의 기틀을 세운 인물로 요한 세바스찬 바흐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을 꼽는다. ‘두 사람은 모두 독일인이다’라고 독일인들은 말하나 영국인들이 반박에 나선다. 헨델은 영국인이라고. 독일인인 헨델이 영국으로 귀화했기 때문에 생긴 혼선이다. 바흐와 동갑이며 라이벌이었던 헨델은 자신의 주특기인 오페라를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없어 영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크게 성공하면서 아예 영국으로 귀화를 해버렸다. 조국을 바꿔가며 분주히 살았던 탓일까? 헨델의 삶은 늘 역사와 맞물리며 분주했다.

1740년 오스트리아의 황제 ‘칼 6세’의 서거로 오스트리아계승전쟁이 시작된다. 이 상속권 싸움은 프랑스, 스페인, 프러시아, 영국까지 얽혀 들며 8년이나 계속된 뒤 간신히 끝났다. 1749년 봄, 전쟁이 종식되고 엑스라샤펠 조약이 체결됐음을 축하하기 위해 런던 그린파크에서 불꽃놀이가 열렸다. 이 불꽃놀이를 위해 영국의 조지 2세가 헨델에게 의뢰해 나온 음악이 ‘왕궁의 불꽃놀이’다. ‘수상음악’과 함께 헨델의 만년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관현악곡이다.

준비는 성대했다. 군악용 악기를 쓰라는 조지 2세의 요구에 헨델은 트럼펫 9개, 호른 9개, 오보에 24개, 파곳 12개, 콘트라파곳 1개, 팀파니 3상, 작은북 2개, 여기에 세르팡(serpent)이라는 영국에서는 낯선 저음악기도 동원했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57인의 대합주 편성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의욕이 충천했던 헨델은 여기에 더해 초연에는 관악기를 늘려 100개 이상이나 사용했다. 불꽃 발사대도 준비했고, 음악이 절정에 오르면  101개의 대포를 쏘기로 예정됐다. 영국인들도 들떴다. 불꽃놀이 일주일 전 공개 연습을 할 때 1만2000명의 군중이 모여들어 법석을 떨 정도였다.

그런데 여기서 헨델의 불운이 터지고 말았다. 101발의 축포가 울려 퍼진 뒤, 불꽃이 올라가야 할 차례였다. 모처럼 아름답고 거대한 성당 모양을 하늘에 그리려던 불꽃이 엉뚱한 곳으로 튀어 정말로 불을 낸 것이다. 공연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행사는 그야말로 허무하게 나무아미타불이 돼 버렸다. 망연자실해진 헨델이 중얼거렸다는 혼잣말이 재미있다. “하긴 불이나 불꽃놀이나 그게 그거 아닌가!”

행사는 망쳤지만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만큼은 큰 성공을 거뒀다. 3년 뒤인 1752년, 그는 시력을 잃어 더 이상 작곡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있다가 1759년에 세상을 떠났다. ‘왕궁의 불꽃놀이’는 그의 마지막을 장식한 ‘화려한 불꽃’이었다.

시끌벅적한(?) 축제를 치른 후 현악기를 보강해 연주회용 관현악곡으로 고쳐 쓴 헨델은 런던의 자선음악회 때 개정판을 처음 공개했다. 이 곡은 불꽃을 쏴 올리기 전의 서곡과 불꽃과 불꽃 사이에 연주되는 총 4곡의 모음곡으로 구성됐다.

2015년은 양의 해다. 그것도 청양(靑羊)이란다. ‘청마(靑馬)였던 2014년은 말, 그중에서도 특별한 청마라서 그토록 날뛰었던가’ 하고 자조하는 이를 보았다. 양은, 특별한 ‘청양’이라 할지라도 ‘지극히 순하지’ 않을까? 순한 기운이 세상을 평화로만 이끌 새해이기를 간절히 비는 마음이다. 새해, 새 시간을 시작하는 기쁨과 설렘은 헨델의 ‘불꽃’으로 대신하고서….

▶ 감상을 원한다면…
[CD] 쿠벨릭(Rafael Jeroným Kubelík)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G
[CD] 마리너(Sir Neville Marriner) 지휘, 아카데미 실내 관현악단, Decca

[최영옥 음악평론가]




Handel's Music for the Royal Fireworks
Berlin Philharmonic, cond Rafael Kubelík, 1970(DG)




Handel's Music for the Royal Fireworks - Sir Neville Marriner, 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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