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무슨 일로
인천 부두가 내려다 보이는
공자상 언덕을 내려 오는 길....
'할머니, 꼬추를 왜 이렇게 가지런히 늘어 놓으셨어요?'
'그래야 제 모습을 간직하면서 예쁘게 빨리 말르지.'
6.25 때 황해도에서 피난 온 할머니의 말씀이다.
종로통, 남대문시장,
뒤엉키고 뒤범벅되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들도 이런 꼬추같이 곱게 늙을 수는 없을가?
마음 좀 편하게.
우리가 그러는데 필요한 건
종 잡을 수 없는 요란한 떠벌이 나팔수보다는
이런 할머니같은 세심하고 차분한 손길이다.
2006.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