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동 신흥사를 지나는 길에
도시에선 결코 볼 수 없는 멋진 눈사태가 일어날 것 만 같은 광경을 본다.
기온이 서서히 영상으로 올라가면서
지붕 위에 두텁게 쌓여 다져졌던 눈이
기와와 닿았던 부분에서 녹아 그 무게로 서서히 미끌어져 내리고 있다.
눈사태가 마악 일어나려고 한다.
무심히 지나가던 어느 스님이 영낙없이 당할 것만 같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기와를 그대로 찍어 낸 멋진 눈의 조각품!
겨울 설악은 이렇게 희한한 많은 걸 보여주고 있다.
2010. 3. 4.
맥 선
"스님, 無心코 지나가시다 갑자기 쏟아져 내린 눈사태에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더욱이나 그 눈더미가 얼어서 떨어졌다면 얼마나 아프셨겠습니까!
더 더욱이나 스님이 털실모자를 안 쓰시고 맨 머리로 당하셨다면 얼마나 더 아프셨겠습니까!
더 더 더욱이나 스님이 모자를 안 쓰신 여리디 여린 비구니스님이였다면 얼마나 더 더 아프셨겠습니까!"
지금 생각하니, 그 때 그 내려오고 있던 눈더미를 등산 스틱으로 끌어 내렸더라면
이렇게 어느 스님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지 않고 오늘 저녁 시간을 다소 느긋한 마음으로 보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