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명가곡 <제비꽃, Das veilchen>

by 이태식 posted Apr 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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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명가곡 <제비꽃>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Das Veilchen (The Violet), K.476, for voice and piano




4월의 들판이나 야산에서, 동네 길섶이나 담장 아래에서, 심지어는 거리의 보도블럭 틈새에서도 문득 눈에 띄는 조촐하고 앙증맞은 제비꽃은 봄날의 작은 축복이자 사랑이다. 모차르트의 가곡 <제비꽃>은 시와 음악이 잘 어울린 소품으로 슈베르트의 <들장미>와 쌍벽을 이루는 명가곡이다. 1785년 6월에 작곡된 이 노래는 괴테의 발라드에 곡을 붙인 것이라는데, 모차르트다운 아름답고 깔끔한 선율이 작은 별처럼 빛난다.

이 시기 29세 때의 모차르트는 갖가지 대곡과 소품을 활발하게 작곡한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의 걸작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착수하기 전 가장 창작욕이 충만하던 시기에 태어난 곡이 바로 <제비꽃>이다. 모차르트는 평생 약 40곡 정도의 가곡을 남겼다. 20세기 전반 미성(美聲)의 테너로 이름을 날린 베니아미노 질리의 포근한 목소리로 먼저 들어 본다.





Benjamino Gigli (tenor,1890-1957)





제비꽃이 들판에 피어 있다네.
사람 눈에 띄지 않는 호젓한 곳에
머리 숙여 피어 있는 작은 제비꽃이여.
양치는 아가씨가 찾아왔다네.
발걸음도 가볍고 활기차게
저쪽에서, 저쪽에서
초원을 넘어 노래를 부르며.

아아!, 제비꽃은 생각했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예뻐진다면,
그래서 잠시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꺾어서
가슴에 품어 준다면!
아아! 잠시 단 한 순간만이라도!

그러나 아가씨는 지나가면서
제비꽃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가련한 작은 그 꽃을 밟아 버렸다네.
제비꽃은 숨지면서도 기뻐했다네.
비록 죽을 지라도
그녀에게, 그녀에게 밟혀서
그 발밑에서 죽는 기쁨이여.

아, 불쌍한 제비꽃,
그는 정말 예쁜 제비꽃이었다네.



Edith Mathis, sop (Bernhard Klee, piano)



Irmgard Seefried, sop (Gerald Moore, piano)








문득 찾아온 반가운 님 같은 제비꽃

긴 겨울 지나 반가운 님처럼 찾아오는 정겨운 봄꽃…
제비꽃, 오랑캐꽃, 병아리꽃, 앉은뱅이꽃, 씨름꽃, 장수꽃, 반지꽃, 외나물꽃 등등 이름도 참 많다. 이 중에서 가장 흔하게 불려진 이름이 오랑캐꽃인데 예전 오랑캐들이 쳐들어 왔을 때 그들의 머리채와 비슷하다고 하여 연유된 이름이라고 전한다. 식물종 정명(定名)으로 정해진 이름 제비꽃은 꽃모양이 물찬제비와 같다는 뜻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병아리꽃이나 앉은뱅이꽃은 식물체가 작고 귀엽다는 데에서 얻어진 이름이다.

제비꽃속(屬)은 남미 안데스의 산지에서 발원하여 북반구의 온대·난대에서 특히 잘 진화된 여러해살이다. 세계적으로 400여 종이 분포하고 우리나라에만도 30여 종이 자라고 있다. 제비꽃은 원줄기가 없고 뿌리에서 긴 자루가 있는 잎이 나오고 피침형이며 끝이 뭉툭하고 밑부분은 절형(截形) 또는 약간 심장형이며 길이 3∼8㎝, 너비 1∼2.5㎝이나 꽃이 핀 다음에 자라서 난상 삼각형으로 변형한다. 허리를 구부려 낮춤하게 보는 작은 꽃이라 한결 귀엽고 정감이 간다. 겸손, 성실, 진실한 사랑 이라는 꽃말도 그래서 얻어진 게 아닌가 싶다.





《e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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