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스의 여류소설가 프랑수와즈 사강이 24세 때 쓴 소설의 제목이다. 책 제목에는 물음표(?)가 없다. 점 3개가 찍혀 있을 뿐... 당연히 내용은 브람스와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러나 이 소설이 영화화 되면서 브람스의 교향곡 3번 3악장을 배경으로 깔아 브람스의 음악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데 큰 몫을 했다.. 그 결과인지는 몰라도 브람스는 왠지 로맨틱한 음악가로 연상되어진다. 그건 그의 생애와도 무관하지 않다.. 브람스하면 클라라가 머리에 떠오른다. 그런데 클라라가 누구인가? 바로 슈만의 부인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는 클라라를 브람스와 함께 묶어 연상하는데 더 익숙해져 있다.. 슈만(1810-1856)은 27세 때에 프리드리히 비크라는 당시 유명한 피아노 교사에게 피아노를 배우며 그 의 집에 하숙을 하고 있었는데 비크에게는 18세인 클라라(1819-1896)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이미 당대에 널리 알려진 명 피아니스트였으며 슈만과는 9살이나 차이가 있었다.. 그녀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슈만은 이미 약혼한 여인이 있었는데도 그 여인과 파혼하고 클라라에게 접근했다. 자신의 딸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슈만을 비크가 좋게 볼리가 없었다. 급기야 3년여에 걸친 법정 싸움을 거친 후에 겨우 승소하여 1840년 슈만은 클라라와 결혼 할 수 있었다. . 세월은 흘러서, 브람스(1833년-1897)는 20세 때 슈만을 찾아간다. 그때에 슈만은 음악 잡지를 발간하고 있었기에 그의 후원이 필요했던거다. 처음에는 브람스를 우습게보던 슈만은 차츰 브람스를 인정하게 되었고, 그러는 과정에 슈만의 집을 드나들며 슈만의 부인이던 클라라를 만나게 된다.. 당시 클라라는 브람스보다 14세나 연상이였다. 브람스는 나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클라라에 대한 연정을 키워간다. 요새 말로 그에게 나이란 숫자에 불과했다. 이 때부터 40여년을 총각으로 지내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지속한 브람스의 고독한 사랑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3년 후 정신병에 시달리던 슈만이 사망하자 브람스는 클라라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었고 클라라도 브람스의 작품 활동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둘 사이의 정신적인 사랑과 교류는 무려 40년이나 지속되었으며 1896년 클라라의사망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겨 지내던 브람스는 1년 뒤 자신도 고독한 일생을 마감한다.. 자신의 스승과 법정 싸움 까지 하며 9세 연하의 딸을 쟁취했던 슈만... 자신을 음악계에 부각시켜준 은인의 연상인 부인을 죽도록 사모한 브람스... 일생을 그 두 남자 사이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클라라.... 이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문학작품의 소재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아마도 전생에 기구한 인연이 억세게 얽혀 있었던 건 아닐까?. 오늘은 왠지 브람스가 듣고 싶다. 요즈음 같은 꾸무럭거리는 장마철에는 브람스가 제격이다.. 브람스의 음악은 처음 들어보면 지루하고 멜로디에 감칠맛이 없다. 속된 말로 재미가 없다. 그래서 판만 사놓고 아직도 다 듣지 못한 판이 몇개 있다. 그런데 차츰 듣다보니 그의 음악에서는 뭔가 끈적어리는 연민과 애증이 곰삭아 녹아 있는 듯한 묘미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고독을 짓씹으며 사색에 잠기기에는 더 없이 좋다.. 만일 브람스가 결혼을 하여 다른 삶을 살았더라면, 그의 음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 흐리고 무덥고 몹시 끈적어리는 날씨이다. 이번 여름에는 브람스나 긁으며 더위를 이겨야겠다.. *흐르는 곡은 브람스의 현악 6중주곡 제1번 2악장으로 후세에 부제를 브람스의 눈물이라고 붙힌 곡이다. 이 브람스의 눈물은 누구를 위한 눈물이였을까? 브람스의 곡 중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곡 중 하나로 꼽힌다 곡을 정지시키려면 "ESC" 키를 누른다. * 영화의 주제곡으로 쓰여진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 - 메아리 07.06.24-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9-13 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