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이 연인 콘스타지아를
생각하면서 2번 f잔조 협주곡을 작곡했듯이, 슈만도 구원의 여인 클라라를 위해 한편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환상곡을 작곡 하였다. 클라라와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한 다음해인 1981년의 일이다. 그것은 최초로 쓴 피아노 협주곡이었으나, 단 악장으로 되어 있어서 환상곡으로 이름
붙여졌다.
이 환상곡은 그해 8월 31일 클라라의 독주로 게반트 하우스에서 초연 되었으나 출판을 보류한 채 4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그로부터 4년후 1845 멘델스죤의 피아노협주곡에 자극받아 협주곡으로 고쳐 쓰기로 마음먹고, 1악장은 4년전 보관했던 환상곡을 보완
하여 쓰고, 2, 3악장을 새로 추가하여 협주곡으로 완성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단 한편 있는 슈만의 [A 단조 작품 54]의
협주곡이다.
슈만의 A단조 협주곡은 클라라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오랫 동안 갈망하던 클라라와의 결혼이 이루어진데 대한 환희와
낭만의 결산이며 인생의 청춘기를 마음껏 구가하는 젊음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슈만은 이곡을 쓰면서 화려한 기교의 피아니스트를 위해서가 아니고,
전체적으로 시정이 깃든 내면적 효과를 겨냥하면서 작곡했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곡 전체의 분위기가 환상곡 같은 기분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어
외면적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깊은 정서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