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어 밝은 달만 쳐다보니 외롭기 한이 없다. 내 동무 어디 두고 이 홀로 앉아서 이일 저일을 생각하니 눈물만 흐른다.
고향하늘 쳐다보니 별 떨기만 반짝거려 마음없는 별을 보고 말 전해 무엇하랴. 저 달도 서쪽 산을 다 넘어가건만 단 잠 못 이뤄 애를 쓰니 이 밤을 어이해.
설날을 앞두고 절친한 고향친구가 또 전화를 걸어왔다. 생판 타향인 대구에서 40년 넘게 치과개업의로 눌러 앉은 친구는 올해 따라 유난히 더 고향이 그립다고 했다. 대구 처녀에 장가들어 가정을 이루고 대구사람이 다 된 그는 젊었을 때는 그곳 친구들도 많아 외로운줄 몰랐지만 망팔(望八)이 가깝자 사무치는 고향생각에다 옛 동무들이 보고파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울먹였다. 야, 그거 죽을때가 다 되어 그런거야! 핀잔과 함께 웃음으로 눙쳤지만 사실은 나도 그런 걸 어이하랴! 명절 때면 정말 고향이 그립다.